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8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국세청에 신고한 월 생활비가 60만원인데 대해서도 "근검절약을 이유로 밝혔는데 이게 실화가 맞느냐"며 "황희 정승도 믿지 못할 자린고비 수준이다. 거의 단절에 가까운 일상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황희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동안 병가를 내고 스페인 등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데 대해서도 "꾀병을 부려 결근하고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일반 직장인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희 후보자는 20대 국회 당시 병가를 사유로 8번 국회 본회의를 불참했고 가족과 스페인 휴가 등을 보냈다. 심지어 네 차례 가족여행에 관용여권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희 후보자 검증의 핵심은 해당 부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전문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개각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와 거리가 먼 황희 후보자 내정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있었다. 이런 와중에 실화가 맞는지 의구심이 드는 후보자의 면면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문화체육관광부 수장이 국민 일상과 동떨어진 삶과 의식의 소유자라면 곤란하다"며 "내일(9일) 인사청문회에서 철학과 정책, 비전을 냉정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충분한 해명도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회 사무처에서 제출받은 20대 국회 본회의 상임위 불출석 현황 자료를 보면 황희 후보자는 2016~2021년 총 17회 본회의에 불참했다. 사유를 적어낸 경우는 12번, 이 중 8번이 '일신상의 사유(병가)'였다.

최형두 의원실이 황희 후보자와 배우자·자녀의 출입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황희 후보자가 병가를 제출하고 본회의에 불출석했던 2017년 7월20일엔 가족이 동시에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당시 국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렸으나 민주당 의원 26명이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아 '정족수 부족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표결 전 집단 퇴장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이 회의장에 복귀하면서 정족수가 충족돼 추경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황희 후보자는 2017년 3월에도 본회의에 불출석하고 미국에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출장 기간에 열린 본회의 2차례에 모두 병가를 제출했다.

황희 후보자 측은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휴가·출장 등에 병가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근무 경력이 짧은 비서진이 사유를 적어낼 때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