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가 안철수 전 대표(가운데), 정동영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7월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가 안철수 전 대표(가운데), 정동영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에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 '탄핵 거래 논란' 등을 두고 불똥이 튄 인물이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사진)다.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는 지난 8일 한 목소리로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안철수 예비후보를 비판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 역할을 하신 분이 안철수 예비후보의 (옛) 국민의당"이라며 안철수 예비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생할 때부터 걱정했다. 사실 그때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 역할을 하신 분이 안철수 예비후보의 국민의당"이라며 "이런 상황을 가져와서 (안철수 예비후보가) 야권 후보로 열심히 뛰시니까 참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경선후보자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경선후보자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예비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단연코 안철수 예비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안철수 예비후보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우리(국민의당) 의원들이 사법부의 독립, 그리고 개혁을 위한 결단을 내려줬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유력주들자의 '안철수 때리기'는 각종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안철수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의 주장은 사실일까?

하지만 당시 상황을 들여다보면 "안철수 대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구체적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을 두고 옛 국민의당의 중심이었던 호남계 인사들과 안철수 예비후보는 갈등을 빚었다. 호남계를 대표하던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찬성 표결 '당론'을 강하게 압박했다.

천정배 전 의원은 당시 대표이던 안철수 예비후보를 향해 "대표의 입장이 모호하다. 방향을 정하는 것이 지도부의 리더십"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고, 정동영 전 의원도 안철수 예비후보의 찬반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안철수 예비후보는 당시 의원총회에서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달라"고 발언했다. 사실상 '반대 투표'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다만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자 원론적 입장에서 "이번에도 국민의당이 막힌 것을 뚫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안철수 예비후보의 발언은 제3당이던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려 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