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중기, '자포자기' 발언 속내…"다 아는 사실이죠" 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넷플릭스 '승리호'로 돌아온 송중기
"자포자기 심정" 발언에 솔직 고백
"인위적 극복 힘들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자 했죠"
"자포자기 심정" 발언에 솔직 고백
"인위적 극복 힘들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자 했죠"
넷플릭스 '승리호'는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우주 SF 블록버스터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활한 우주의 이야기가 한국어로 위화감 없이 브라운관에 펼쳐진다. 배우 송중기는 '승리호'의 조종석에 앉아 2092년의 우주로 우리를 쏘아 올렸다.
'승리호'는 송중기가 개인사로 큰 아픔을 겪고 촬영한 작품이다. 그는 앞서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이혼 후 송중기의 심경으로 해석됐다.9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송중기는 이에 대해 "다 아는 사실이다. 말씀드린대로 촬영할 때 제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드리고 싶지만 쑥쓰러워서 말씀을 못드리겠다"라며 "제가 드린 말씀으로 다 표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송중기는 이어 "제 성격 자체가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 같다.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자 했다. 인위적으로 극복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승리호'는 황폐해진 지구와 위성 궤도에 만들어진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 돈을 벌기 위해 우주선을 개조해 우주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우주해적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송중기는 전직 UTS 기동대 출신으로 불법 이민자를 검거하라는 상부 명령에 불복종해 모든 것을 빼앗긴 우주쓰레기 청소선의 조종사 김태호 역을 연기했다.
그는 영화 '군함도', '늑대소년',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태양의 후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매 작품 캐릭터와 시대, 장르를 뛰어넘는 도전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3년만에 영화로 돌아온 송중기는 냉정해보이지만 따뜻하고 허술해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갖춘 태호 역을 연기해 밝은 겉모습과 숨겨진 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처음으로 '부성애' 연기에도 도전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에 대해 송중기는 "저는 태호만큼 뻔뻔하지 못하다. '츤데레'라는 표현을 주변에서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 스윗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 면이 태호랑은 좀 비슷한 것 같다. 그 안에 따뜻함은 항상 갖고 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토리 전개상 '신파'가 아쉽다는 지적에 송중기는 "대중문화예술을 하는 입장에서 그런 반응들을 존중한다. 제 진심이다. 제가 '신파'라는 생각을 안해봐서 그런지 고민을 좀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가을의 전설'을 보며 가족 코드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승리호'와 관계는 없지만 정서적으로 참조하기 위해 항상 본다. 막힐 때마다 봐서 50번 넘게 봤다. 브래드피트의 '가을의 전설'이다. 가족 코드가 있고 제가 좋아해서 그런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막힐 때 그냥 틀어놓는다"고 설명했다.
'승리호'는 지난해 여름 개봉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두 번이나 개봉을 연기하다 결국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공개된 '승리호'는 28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10년 가까이 '승리호'의 세계관을 창조한 조성희 감독의 창의력과 1000여 명의 VFX 전문가가 참여해 현실감 넘치는 우주를 구현한 한국 기술력의 정수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중기는 "한 관계자가 한 피드백에 눈물이 찔끔 났다. 모든 영화는 좋은 점 안 좋은 점을 갖고 있지만, 중간 쯤에 그런 생각을 버리셨다고 하더라. 박수치며 봤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한국 최초라는 의미가 있는 작품이고, 제가 구성원이 되어 뿌듯하다"고 고백했다.
'승리호' 공개 후 송중기는 드라마 '빈센조'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를 같이 인사드리다보니 부담감은 있다. 두배 더 이상인 것 같다. 욕심도 크다. 두 작품 다 너무 정이 많이 든 작품"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