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3] 박셀바이오, 자가 NK세포치료제 반복 투여로 임상서 탁월한 효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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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박셀바이오는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결과가 알려지며 공모가 대비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를 “수준이 다른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이라고 평했다.
NK세포치료제 업계 기준으로 볼 때 박셀바이오는 최신 트렌드에 맞는 기업이라 하긴 어렵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페이트 테라퓨틱스는 동종 치료가 가능한 CAR-NK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NK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CAR-T처럼 암세포의 항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종 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동종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사전에 건강한 사람의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 두었다가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박셀바이오의 NK세포치료제인 ‘Vax- NK’는 CAR 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순수 NK세포이며, 동종이 아닌 자가 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분리한 NK세포를 배양해 만든 치료제라는 뜻이다. 박셀바이오가 최신 트렌드와 동떨어져 있다고 한 이유다.
하지만 이준행 박셀바이오 대표는 이렇게 반문한다. “수술이 불가능해 병원에서 포기한 진행성 간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투약해 완전관해(CR)가 무려 4명이 나왔습니다. 부분관해(PR)는 1명, 안정병변(SD)은 4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임상 종료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11명 중 10명이 생존 중입니다. 진행성 간암의 표준치료제 ‘소라페닙’의 중앙생존 기간은 3개월 수준이에요. 이렇게 치료 효과가 우수한데 왜 사용하질 않겠습니까.”
자가 NK세포치료제만의 장점 활용
세포치료제는 정맥 투여가 일반적인 반면 박 셀바이오는 배양한 NK세포를 환자의 간동맥에 직접 주사한다(간동맥주입화학요법). 이 대표는 “정맥에 주사할 경우 치료제가 전신으로 확산돼 암세포로 전달되는 양이 적다”며 “우리는 암세포가 있는 간에 NK세포를 화학항암제와 함께 직접 투여한다”고 말했다.
함께 투여하는 화학항암제는 고형암 치료를 위해 흔히 쓰이는 시스플라틴과 5-에프유 등이다. 이 대표는 “간에 있는 종양에 직접 화학항암제를 쓰기 때문에 종양미세환경(TME)이 순식간에 파괴된다”며 “면역세포의 작용을 방해하는 종양미세환경을 먼저 제거해 함께 투여하는 NK세포가 제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투여하는 약을 신체의 다른 기관 대신 오직 간으 로만 전달하기 때문에 화학항암제의 부작용도 줄였다”고 덧붙였다. 화학항암제의 대표 부작용은 설사, 탈모 등이다. 모두 화학항암제가 암세포처럼 빠르게 분열하는 다른 정상 세포를 공격해 생기는 부작용이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Vax-NK의 임상 2상 투여를 시작했다. VAX-NK를 투여한 첫 환자에게서 완전관해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반복 투여를 그 비결로 꼽았다. 임상 1상에선 5번만 투여했으나 임상 2상에선 투여 횟수를 두배로 늘렸다. 화학항암제와 NK세포(Vax-NK)를 병용 투여하는 간동맥주입 화학요법 후 Vax-NK를 총 10회에 걸쳐 투여한다. 환자의 피에서 채취한 NK세포를 2주간 배양한 뒤 하루에 10억 개씩 5일간 투여하고 한 달 후 같은 용량을 다시 5일 동안 매일 투여하는 식으로 임상 2상을 디자인했다. 기증받은 것이 아닌 자가 NK세포치료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투여 방식이다.
이 대표는 “동종 NK의 경우 자가유래 세포가 아니어서 반복 투여 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반면, Vax-NK는 자신의 세포라 거부 반응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며 “동종 NK세포치료제로는 할 수 없는 10회 반복 투여를 했기 때문에 첫 환자에게서부터 완전관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 다. 또 그는 “완전관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NK세포를 반복 투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셀바이오는 이달 말께 세 번째 환자에게 투여할 예정이다. 임상 2상의 목표 환자 수는 30명이다.
턴키 방식의 기술수출 고려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여러 차례 완전관해를 이뤄내며 주목받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기술적 차별점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Vax-NK는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종 NK치료제도 아니며,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는 CAR-NK도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든 NK 세포만 채취해 배양, 반복 투여하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날 선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NK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은 20년 전에 확립됐지만 누가 배양하느냐에 따라 순도와 활성도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또 “암 환자에게서 채취한 NK세포는 건강한 사람의 NK세포와 달리 활성도가 크게 떨어져 있어 치료제로 쓸 수 있을 만큼 배양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며 “여기엔 박셀바이오의 오랜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박셀바이오는 Vax-NK의 임상 2상을 마치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직접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Vax-NK는 현재 하루 정도는 냉장유통이 가능해 사업화 후엔 전국 병원 어디로든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임상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NK세포를 배양하기 위해선 현지 배양시설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회사의 NK세포 제작 노하우가 새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 이 대표는 Vax-NK를 전자동으로 만들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상 중이다. 인적 요소의 개입 없이 기계만 작동해 같은 품질의 NK세포를 배양하는 폐쇄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해외 임상도 이 장비의 설계가 끝나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라이선스아웃 또한 이 설비를 ‘턴키’로 공급하는 조건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셀바이오는 Vax-NK의 상업화 이후 CAR-NK 기술 개발에도 적극 도전할 계획이다. 기존 방식을 고수해서는 적응증을 늘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진행성 간암에서 높은 치료 효능을 확인했지만 적응증을 뇌암이나 난소암, 췌장암 같은 난치성 암으로 넓혔을 때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CAR 기술을 도입해 NK세포가 더 효율적으로 암세포를 찾아 공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NK세포를 배양하고 활성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만큼 CAR-NK를 키우는 것도 자신 있다”고 했다.
박셀바이오는 반복 투여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동종이 아닌 자가 CAR-NK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애널 평가
Vax-NK, 2024년 상업화 가능
by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박셀바이오의 면역세포치료제는 대부분 자가 방식으로 병원에서 시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간세포암 환자 대상의 Vax-NK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판매될 예정이다. 임상 2b상 완료 이후 조건부 승인을 통해 2024년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NK세포치료제 업계 기준으로 볼 때 박셀바이오는 최신 트렌드에 맞는 기업이라 하긴 어렵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페이트 테라퓨틱스는 동종 치료가 가능한 CAR-NK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NK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CAR-T처럼 암세포의 항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종 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동종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사전에 건강한 사람의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 두었다가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박셀바이오의 NK세포치료제인 ‘Vax- NK’는 CAR 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순수 NK세포이며, 동종이 아닌 자가 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분리한 NK세포를 배양해 만든 치료제라는 뜻이다. 박셀바이오가 최신 트렌드와 동떨어져 있다고 한 이유다.
하지만 이준행 박셀바이오 대표는 이렇게 반문한다. “수술이 불가능해 병원에서 포기한 진행성 간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투약해 완전관해(CR)가 무려 4명이 나왔습니다. 부분관해(PR)는 1명, 안정병변(SD)은 4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임상 종료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11명 중 10명이 생존 중입니다. 진행성 간암의 표준치료제 ‘소라페닙’의 중앙생존 기간은 3개월 수준이에요. 이렇게 치료 효과가 우수한데 왜 사용하질 않겠습니까.”
자가 NK세포치료제만의 장점 활용
세포치료제는 정맥 투여가 일반적인 반면 박 셀바이오는 배양한 NK세포를 환자의 간동맥에 직접 주사한다(간동맥주입화학요법). 이 대표는 “정맥에 주사할 경우 치료제가 전신으로 확산돼 암세포로 전달되는 양이 적다”며 “우리는 암세포가 있는 간에 NK세포를 화학항암제와 함께 직접 투여한다”고 말했다.
함께 투여하는 화학항암제는 고형암 치료를 위해 흔히 쓰이는 시스플라틴과 5-에프유 등이다. 이 대표는 “간에 있는 종양에 직접 화학항암제를 쓰기 때문에 종양미세환경(TME)이 순식간에 파괴된다”며 “면역세포의 작용을 방해하는 종양미세환경을 먼저 제거해 함께 투여하는 NK세포가 제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투여하는 약을 신체의 다른 기관 대신 오직 간으 로만 전달하기 때문에 화학항암제의 부작용도 줄였다”고 덧붙였다. 화학항암제의 대표 부작용은 설사, 탈모 등이다. 모두 화학항암제가 암세포처럼 빠르게 분열하는 다른 정상 세포를 공격해 생기는 부작용이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Vax-NK의 임상 2상 투여를 시작했다. VAX-NK를 투여한 첫 환자에게서 완전관해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반복 투여를 그 비결로 꼽았다. 임상 1상에선 5번만 투여했으나 임상 2상에선 투여 횟수를 두배로 늘렸다. 화학항암제와 NK세포(Vax-NK)를 병용 투여하는 간동맥주입 화학요법 후 Vax-NK를 총 10회에 걸쳐 투여한다. 환자의 피에서 채취한 NK세포를 2주간 배양한 뒤 하루에 10억 개씩 5일간 투여하고 한 달 후 같은 용량을 다시 5일 동안 매일 투여하는 식으로 임상 2상을 디자인했다. 기증받은 것이 아닌 자가 NK세포치료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투여 방식이다.
이 대표는 “동종 NK의 경우 자가유래 세포가 아니어서 반복 투여 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반면, Vax-NK는 자신의 세포라 거부 반응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며 “동종 NK세포치료제로는 할 수 없는 10회 반복 투여를 했기 때문에 첫 환자에게서부터 완전관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 다. 또 그는 “완전관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NK세포를 반복 투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셀바이오는 이달 말께 세 번째 환자에게 투여할 예정이다. 임상 2상의 목표 환자 수는 30명이다.
턴키 방식의 기술수출 고려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여러 차례 완전관해를 이뤄내며 주목받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기술적 차별점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Vax-NK는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종 NK치료제도 아니며,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는 CAR-NK도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든 NK 세포만 채취해 배양, 반복 투여하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날 선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NK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은 20년 전에 확립됐지만 누가 배양하느냐에 따라 순도와 활성도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또 “암 환자에게서 채취한 NK세포는 건강한 사람의 NK세포와 달리 활성도가 크게 떨어져 있어 치료제로 쓸 수 있을 만큼 배양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며 “여기엔 박셀바이오의 오랜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박셀바이오는 Vax-NK의 임상 2상을 마치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직접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Vax-NK는 현재 하루 정도는 냉장유통이 가능해 사업화 후엔 전국 병원 어디로든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임상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NK세포를 배양하기 위해선 현지 배양시설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회사의 NK세포 제작 노하우가 새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 이 대표는 Vax-NK를 전자동으로 만들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상 중이다. 인적 요소의 개입 없이 기계만 작동해 같은 품질의 NK세포를 배양하는 폐쇄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해외 임상도 이 장비의 설계가 끝나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라이선스아웃 또한 이 설비를 ‘턴키’로 공급하는 조건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셀바이오는 Vax-NK의 상업화 이후 CAR-NK 기술 개발에도 적극 도전할 계획이다. 기존 방식을 고수해서는 적응증을 늘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진행성 간암에서 높은 치료 효능을 확인했지만 적응증을 뇌암이나 난소암, 췌장암 같은 난치성 암으로 넓혔을 때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CAR 기술을 도입해 NK세포가 더 효율적으로 암세포를 찾아 공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NK세포를 배양하고 활성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만큼 CAR-NK를 키우는 것도 자신 있다”고 했다.
박셀바이오는 반복 투여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동종이 아닌 자가 CAR-NK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애널 평가
Vax-NK, 2024년 상업화 가능
by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박셀바이오의 면역세포치료제는 대부분 자가 방식으로 병원에서 시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간세포암 환자 대상의 Vax-NK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판매될 예정이다. 임상 2b상 완료 이후 조건부 승인을 통해 2024년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