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유니콘] 엑셀세라퓨틱스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가 목표…CMO까지 사업 확장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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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를 만나 회사의 독자적 기술과 소부장 국산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엑셀세라퓨틱스는 국내에서 귀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세포가 자라는 환경인 ‘배지’를 연구하고 판매한다. 배지 중에서도 독성이 적은 무혈청 화학조성 배지를 생산한다. 배지의 성분과 비율까지 다 제어할 수 있어 안전하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하 황) 제가 대표로 선임되고 처음 만나는 자리다. 저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여러 번 소개됐으니 이의일 대표 소개로 바로 넘어가면 좋겠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이하 이)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학과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야구르트에서 해외 진출, 중장기 전략 등을 계획하는 신사업팀의 팀장으로 일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바이오 기업을 창업하게 됐다.
황 어떻게 배지 산업에 뛰어들게 됐나.
이 한국야구르트는 유산균을 배양하는 회사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포를 배양하는 배지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 또 운이 좋게 2008년에 한국야구르트의 자회사로 설립한 헬스케어 기업인 메디컬그룹나무의 총괄이사를 맡았다. 그때 쌓았던 네트워크나 경험이 지금의 자양분이 됐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
코로나19로 수송배지 수출
이 사업적으로 코로나19가 기회가 됐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꼭 필요한 게 수송배지다. 현재 세계적으로 물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이 수송배지를 만드는 회사가 아예 없어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황 수송배지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가.
이 수송배지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의 검체를 옮기는 데 필요한 배지다. 검사를 받아보신 분은 알겠지만 긴 면봉으로 코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이걸 튜브에 담아서 검체실로 옮긴다.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월 100만 개의 배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시스템을 갖췄다. 지난해 11월부터 수출을 시작해서 올 상반기 안에 300만 개 규모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황 월 100만 개면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
이 6억~8억 원 정도다.
황 개발도상국처럼 PCR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적은 나라에서는 수송이 매우 중요한 이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송배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 같다. 그럼 본격적으로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지에 대한 질문을 하겠다. 예전부터 배지의 국산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국산화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이 신약을 전기차에 비유하면 배지는 배터리에 해당한다. 그런데 국내 대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배지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기업도 하이클론이나 론자와 같은 해외 기업 제품을 사용한다. 그런데 만약 이런 소부장 기업이 갑자기 ‘우리 거래 안 할래’하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해지는 거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무역 전쟁을 떠올려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배지와 같은 소부장 분야를 국산화하는 것은 국가 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황 그런데 문제는 이미 그 배지를 사용해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에는 배지를 함부로 못 바꾼다. 가격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약간의 우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지를 막 바꾸지 못한다. 배지를 바꾸면 임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까. 진입장벽이 꽤 높은 산업인 거다.
이 맞다. 그럼에도 우리가 배지에 도전한 것은 우리의 기술이 기존의 기술을 붕괴 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과거에는 비디오 테이프나 DVD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과거의 기술은 다 사라지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쓰지 않나. 우리의 기술이 그렇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금 첨단재생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전환기를 앞두고 있다. 시기적으로 우리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좋은 시기다. 무혈청 화학조성 배지로 안전성 확보… 배지 개발 플랫폼 CAMPs 개발해
황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지는 다른 배지와 어떤 차별점이 있나.
이 기존의 배지는 동물에서 유래한 영양 물질을 쓴다. 보통 소의 피에서 얻은 물질을 쓰는데 이런 배지를 우혈청 배지라고 한다. 우혈청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소에서 얻다 보니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이 있고, 수급의 불안정성이나 품질의 균일성도 문제가 된다. 소마다 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혈액에서 얻어지는 물질도 다르다. 그래서 배지마다 품질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후에 주목을 받은 게 무혈청 배지다. 이건 인간에서 유래한 혈소판을 갈아서 만든다. 무혈청 배지 역시 수급의 불안정성과 품질 균일성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사람에게서 얻은 영양물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세포가 잘 자라기는 하는데, 어떤 성분이 얼마큼 들어있고, 이게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실하게 모른다는 거다.
황 그럼 엑셀세라퓨틱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나.
이 우리는 화학적으로 100% 조성이 규명된 무혈청 화학조성 배지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무혈청 화학조성 배양 배지 (CDM·Chemically Defined Medium)인 ‘셀커(CellCor)’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물질만 사용해 배지를 만든 거다. 우리 배지의 경우 200여 개 성분이 들어간다. 배지의 성분과 비율을 다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효능을 높이는 것도 훨씬 용이하다. 가장 먼저 상업화에 성공한 배지는 중간 엽줄기세포 배양에 특화된 배지다. 첨단 재생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무혈청 배지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6개밖에 없다.
황 그럼 그 회사들 중에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지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
이 그중 GMP 시설에서 배지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다. 2019년 경기도 용인에 GMP 생산 시설을 완공했다. 연간 10만 리터의 배양 배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공정 단계를 많이 줄였다는 점이다. 우리의 배지는 철저하게 상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다수의 배지 회사들이 배지와 서플리먼트를 따로 판매한다. 나중에 세포 배양 시 둘을 조합해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우리는 배지와 서플리먼트를 하나로 합쳐서 제공한다. 더구나 줄기세포의 경우에는 배양하는 플라스크에 딱 붙어서 자라는 부착 세포다. 세포를 잘 부착시키기 위해서 화학물질을 코팅해야 하는데, 이걸 사람이 일일이 코팅하면 균질성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 배지는 코팅이 다 완료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세포를 배양하는 기업들의 수고로움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황 단계가 줄었으니 오염될 위험도 적겠다. 그런데 아까 상업화한 배지는 중간엽줄기세포 배양에 특화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럼 면역세포나 신경세포 등 다른 세포에도 적용이 가능한가.
이 세포마다 원하는 영양 물질이 다르고, 같다고 하더라도 성분의 비율에 따라 세포 배양에 차이가 난다. 세포 배양에 필요한 후보물질이 수십만 개가 있는데, 세포마다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주려면 이론적으로 수억 가지 경우의 수를 다 시험해봐야 한다.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해 ‘캠프(CAMPs)’라는 배지 개발 플랫폼을 개발했다. 수십만 개의 배지 영양 후보물질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수억 가지 경우의 수를 수백 가지 정도로 압축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올 4월 모낭세포·피부각질세포 배양 배지 출시 계획
황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또 어떤 배지를 생산했나.
이 현재 모낭세포 배양 배지와 피부각질세포 배양 배지를 개발했다. 올 상반기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다. 탈모 치료나 화상 등으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역세포인 NK세포나 오가노이드, 세포 내 작은 소낭인 엑소좀 배양 배지도 개발 중에 있다.
황 어떤 기술이 플랫폼이 되려면 두 가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파이프라인이 잘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플랫폼을 통해 그 다음 파이프라인 개발이 더 빨리 진행돼야 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두 가지를 다 보여주고 있다.
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모낭세포와 피부각질세포 배양 배지는 4월 출시가 목표다. 탈모 분야의 권위자인 성종혁 연세대 약대 교수가 설립한 스템모어와 탈모치료제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임상시험 연구에 우리의 배지가 사용될 예정이다.
황 해외 진출 상황은 어떤가.
이 현재 해외쪽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비밀유지계약으로 이름은 못 밝히지만 나스닥에 상장한 시가총액 10조 원에 달하는 회사에 납품을 계약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총 10개국에 진출했다. 올해 1분기 전후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황 그럼 상장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이 2월 말 정도에 기술성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결과가 좋으면 2분기에 상장 심사가 시작돼 하반기에는 상장을 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목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수탁개발생산(CDMO)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수탁생산(CMO)의 세계적인 강자인 론자도 배지 사업으로 시작하지 않았나. 배지와 세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CDMO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엑셀세라퓨틱스는 국내에서 귀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세포가 자라는 환경인 ‘배지’를 연구하고 판매한다. 배지 중에서도 독성이 적은 무혈청 화학조성 배지를 생산한다. 배지의 성분과 비율까지 다 제어할 수 있어 안전하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하 황) 제가 대표로 선임되고 처음 만나는 자리다. 저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여러 번 소개됐으니 이의일 대표 소개로 바로 넘어가면 좋겠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이하 이)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학과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야구르트에서 해외 진출, 중장기 전략 등을 계획하는 신사업팀의 팀장으로 일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바이오 기업을 창업하게 됐다.
황 어떻게 배지 산업에 뛰어들게 됐나.
이 한국야구르트는 유산균을 배양하는 회사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포를 배양하는 배지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 또 운이 좋게 2008년에 한국야구르트의 자회사로 설립한 헬스케어 기업인 메디컬그룹나무의 총괄이사를 맡았다. 그때 쌓았던 네트워크나 경험이 지금의 자양분이 됐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
코로나19로 수송배지 수출
이 사업적으로 코로나19가 기회가 됐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꼭 필요한 게 수송배지다. 현재 세계적으로 물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이 수송배지를 만드는 회사가 아예 없어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황 수송배지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가.
이 수송배지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의 검체를 옮기는 데 필요한 배지다. 검사를 받아보신 분은 알겠지만 긴 면봉으로 코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이걸 튜브에 담아서 검체실로 옮긴다.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월 100만 개의 배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시스템을 갖췄다. 지난해 11월부터 수출을 시작해서 올 상반기 안에 300만 개 규모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황 월 100만 개면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
이 6억~8억 원 정도다.
황 개발도상국처럼 PCR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적은 나라에서는 수송이 매우 중요한 이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송배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 같다. 그럼 본격적으로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지에 대한 질문을 하겠다. 예전부터 배지의 국산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국산화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이 신약을 전기차에 비유하면 배지는 배터리에 해당한다. 그런데 국내 대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배지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기업도 하이클론이나 론자와 같은 해외 기업 제품을 사용한다. 그런데 만약 이런 소부장 기업이 갑자기 ‘우리 거래 안 할래’하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해지는 거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무역 전쟁을 떠올려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배지와 같은 소부장 분야를 국산화하는 것은 국가 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황 그런데 문제는 이미 그 배지를 사용해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에는 배지를 함부로 못 바꾼다. 가격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약간의 우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지를 막 바꾸지 못한다. 배지를 바꾸면 임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까. 진입장벽이 꽤 높은 산업인 거다.
이 맞다. 그럼에도 우리가 배지에 도전한 것은 우리의 기술이 기존의 기술을 붕괴 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과거에는 비디오 테이프나 DVD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과거의 기술은 다 사라지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쓰지 않나. 우리의 기술이 그렇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금 첨단재생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전환기를 앞두고 있다. 시기적으로 우리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좋은 시기다. 무혈청 화학조성 배지로 안전성 확보… 배지 개발 플랫폼 CAMPs 개발해
황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지는 다른 배지와 어떤 차별점이 있나.
이 기존의 배지는 동물에서 유래한 영양 물질을 쓴다. 보통 소의 피에서 얻은 물질을 쓰는데 이런 배지를 우혈청 배지라고 한다. 우혈청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소에서 얻다 보니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이 있고, 수급의 불안정성이나 품질의 균일성도 문제가 된다. 소마다 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혈액에서 얻어지는 물질도 다르다. 그래서 배지마다 품질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후에 주목을 받은 게 무혈청 배지다. 이건 인간에서 유래한 혈소판을 갈아서 만든다. 무혈청 배지 역시 수급의 불안정성과 품질 균일성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사람에게서 얻은 영양물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세포가 잘 자라기는 하는데, 어떤 성분이 얼마큼 들어있고, 이게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실하게 모른다는 거다.
황 그럼 엑셀세라퓨틱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나.
이 우리는 화학적으로 100% 조성이 규명된 무혈청 화학조성 배지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무혈청 화학조성 배양 배지 (CDM·Chemically Defined Medium)인 ‘셀커(CellCor)’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물질만 사용해 배지를 만든 거다. 우리 배지의 경우 200여 개 성분이 들어간다. 배지의 성분과 비율을 다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효능을 높이는 것도 훨씬 용이하다. 가장 먼저 상업화에 성공한 배지는 중간 엽줄기세포 배양에 특화된 배지다. 첨단 재생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무혈청 배지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6개밖에 없다.
황 그럼 그 회사들 중에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지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
이 그중 GMP 시설에서 배지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다. 2019년 경기도 용인에 GMP 생산 시설을 완공했다. 연간 10만 리터의 배양 배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공정 단계를 많이 줄였다는 점이다. 우리의 배지는 철저하게 상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다수의 배지 회사들이 배지와 서플리먼트를 따로 판매한다. 나중에 세포 배양 시 둘을 조합해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우리는 배지와 서플리먼트를 하나로 합쳐서 제공한다. 더구나 줄기세포의 경우에는 배양하는 플라스크에 딱 붙어서 자라는 부착 세포다. 세포를 잘 부착시키기 위해서 화학물질을 코팅해야 하는데, 이걸 사람이 일일이 코팅하면 균질성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 배지는 코팅이 다 완료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세포를 배양하는 기업들의 수고로움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황 단계가 줄었으니 오염될 위험도 적겠다. 그런데 아까 상업화한 배지는 중간엽줄기세포 배양에 특화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럼 면역세포나 신경세포 등 다른 세포에도 적용이 가능한가.
이 세포마다 원하는 영양 물질이 다르고, 같다고 하더라도 성분의 비율에 따라 세포 배양에 차이가 난다. 세포 배양에 필요한 후보물질이 수십만 개가 있는데, 세포마다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주려면 이론적으로 수억 가지 경우의 수를 다 시험해봐야 한다.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해 ‘캠프(CAMPs)’라는 배지 개발 플랫폼을 개발했다. 수십만 개의 배지 영양 후보물질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수억 가지 경우의 수를 수백 가지 정도로 압축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올 4월 모낭세포·피부각질세포 배양 배지 출시 계획
황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또 어떤 배지를 생산했나.
이 현재 모낭세포 배양 배지와 피부각질세포 배양 배지를 개발했다. 올 상반기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다. 탈모 치료나 화상 등으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역세포인 NK세포나 오가노이드, 세포 내 작은 소낭인 엑소좀 배양 배지도 개발 중에 있다.
황 어떤 기술이 플랫폼이 되려면 두 가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파이프라인이 잘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플랫폼을 통해 그 다음 파이프라인 개발이 더 빨리 진행돼야 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두 가지를 다 보여주고 있다.
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모낭세포와 피부각질세포 배양 배지는 4월 출시가 목표다. 탈모 분야의 권위자인 성종혁 연세대 약대 교수가 설립한 스템모어와 탈모치료제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임상시험 연구에 우리의 배지가 사용될 예정이다.
황 해외 진출 상황은 어떤가.
이 현재 해외쪽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비밀유지계약으로 이름은 못 밝히지만 나스닥에 상장한 시가총액 10조 원에 달하는 회사에 납품을 계약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총 10개국에 진출했다. 올해 1분기 전후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황 그럼 상장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이 2월 말 정도에 기술성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결과가 좋으면 2분기에 상장 심사가 시작돼 하반기에는 상장을 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목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수탁개발생산(CDMO)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수탁생산(CMO)의 세계적인 강자인 론자도 배지 사업으로 시작하지 않았나. 배지와 세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CDMO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