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와이지원 회장 "실패 두려워 말라, 열정만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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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탐구
40년 절삭공구 외길…휴일 잊은 '워커홀릭'
벤처 1세대 중 몇 안되는 현역
과감히 내지르는 실행력 정평
공장 5곳 중 3곳 걷기로 하루 시작
40년 절삭공구 외길…휴일 잊은 '워커홀릭'
벤처 1세대 중 몇 안되는 현역
과감히 내지르는 실행력 정평
공장 5곳 중 3곳 걷기로 하루 시작

‘열정’도 그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다. 창업 이듬해인 1982년 10월 첫 제품 개발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짐을 싸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선 일화는 지금도 사내에서 회자한다. 크지 않은 체구의 그가 40㎏ 안팎의 공구 샘플을 가득 담은 가방을 들고 43일간 해외 23개 도시를 도는 강행군을 펼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기업은 수출을 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국내 벤처 1세대
엔드밀과 탭, 드릴 등 절삭공구는 산업 필수품이다. 제조업계에선 “절삭공구가 없으면 항공기, 자동차, 전기전자 산업이 멈춰 선다”는 말이 나온다. 항공기 엔진 프로펠러를 비롯해 동체, 각종 무기,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데 절삭공구가 반드시 쓰이기 때문이다.서울대 기계과를 졸업하긴 했지만 송 회장의 사회생활 초창기는 기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학 졸업 후 해외 유학을 준비하던 중 우연찮게 부친이 근무하던 태화그룹 회장의 권유로 뉴욕 지사에서 주재원 생활을 한 게 사회생활의 시작이었다. 절삭공구와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됐다. 그가 1년9개월 동안 경험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당시 태화그룹은 절삭공구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송 회장에게 수출 업무가 주어졌다. 그는 단숨에 약 10만달러 규모의 절삭공구 주문을 따냈다. 송 회장이 절삭공구 시장의 잠재력을 인식한 순간이기도 했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실행력
와이지원은 인천 본사를 비롯해 국내에만 5개 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에는 독일, 미국, 일본, 중국 등 13개국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챙겨야 할 일이 많고 결정해야 할 복잡한 사안도 수두룩하지만 송 회장은 주저하는 법이 없다. 그 스스로 “지르는 게 장점”이라고 말할 정도다.“실패해도 배울 수 있으니까 일단 지르고 봅니다. 많이 실수할수록 배우는 것도 늘어나기 마련이지요. 일단 자동차 먼저 팔고 길 뚫는 고민은 나중에 하는 식이라고 할까요.(웃음)”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하는 직원들도 있고 저도 힘들 때가 있지만 자신감을 잃으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건강하기 위해서 꾸준히 운동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는 매일 아침 국내 공장 다섯 곳 중 세 곳을 걷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루평균 걸음 수가 1만 보를 훨씬 웃돈다.
2035년 세계 1위 도전
와이지원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와이지원은 2012년 8월 세계 최대 절삭공구 업체 중 하나인 이스카(ISCAR)를 상대로 312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스카는 버핏의 벅셔해서웨이가 지분 80% 이상을 보유한 IMC의 대표 자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IMC의 와이지원 지분율은 7.85%다.와이지원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송 회장은 “신사옥 이전은 세계 1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35년 전문적이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향해서다.
■ 송호근 회장은
△1971년 서울고 졸업
△1976년 서울대 공과대학 졸업
△1977년 태화기계주식회사 입사
△1981년 양지원 공구 창업
△1988년 한국공구공업협동조합 이사(현)
△1994년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이사(현)
△1997년 인천경영자총협회 부회장(현)
△2012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현)
△2012년 한국무역협회 출자법인 코엑스 사외이사
△2013년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전)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