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직원들이 작년 1월 사내 카페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송호근 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직원들이 작년 1월 사내 카페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송호근 와이지원 회장은 30여 곳의 해외 사업장을 챙기느라 지난 수십 년간 매해 1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는 비대면 회의가 해외 출장을 대신하고 있다.

화상회의를 통해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고 지사 현황을 파악하는 게 어색할 법도 하지만 송 회장은 “비대면이라 너무 편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신사옥에 회의실을 많이 만들고 완벽한 화상회의 시스템까지 갖췄다”며 “세계 1위가 되는 2035년에는 사내 재택근무 비중이 60%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1년 창업한 벤처 1세대지만 송 회장은 ‘깨어 있는 열린 CEO(최고경영자)’라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 그 스스로 “형식적인 관습에 얽매이는 대신 새로운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직원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덕분에 와이지원은 다른 제조업체에서 찾아보기 힘든 ‘열린 소통 문화’를 갖추고 있다. 대표이사 직속 ‘신문고’를 운영하는 게 대표적이다. 사이버 신문고를 통해 직원들이 민원을 올리면 감사팀이 내용을 파악한다. 그러고 나서 대표에게 보고 후 적정한 조치를 취한 다음 해당 직원에게 결과를 알리는 식이다. 수시로 전 직원 대상 설문 조사를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직원들의 생각을 경청하고 사내 다양한 문화를 혁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산라인을 주간 3교대 시스템으로 변경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설문 결과를 토대로 기존 주야 2교대로 되돌아간 사례도 있다. 통근버스 노선 확대, 구내식당 메뉴 다변화 등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회장님 도시락 간담회’로 불리는 이벤트는 사내에서 인기다. 송 회장 등 경영진이 직원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지난해에만 무려 250회를 열었다. 서상현 와이지원 인사팀장은 “직원들의 의견이 회사의 모든 정책에 잘 반영되기 때문에 소통하는 자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