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과 당근마켓이 온·오프라인 공동사업을 위해 손잡았다. 편의점을 비롯해 전국 1만5000여 개 점포를 보유한 유통 대기업과 2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지역 기반 온라인 플랫폼이 만나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경쟁 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

GS리테일과 당근마켓은 9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상호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앞으로 △상품 판매 △지역기반 서비스 △신상품 개발 등에서 적극적으로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근거리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보유한 GS리테일과 국내 1위 지역 생활 기반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만났다”며 “두 회사의 협력으로 양사가 윈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내놓을 협업서비스는 ‘마감상품 안내’. 이르면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GS25와 GS수퍼마켓에서 유통 기한이 임박해 마감 세일을 하는 상품을 당근마켓 이용자에게 먼저 알려주는 서비스다. 식량 자원의 낭비를 막고 가맹점주들의 수익 극대화를 돕는다는 취지에 두 회사가 교감을 나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는 방안 중 하나로 판단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을 시작으로 점차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역 주민은 상품을 싸게 사면서도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을 통해 GS리테일 점포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GS리테일 점포의 구인·구직 정보를 제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다.

GS리테일이 당근마켓과 손잡은 이유는 협업의 성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GS수퍼마켓은 지난해부터 당근마켓에 광고를 게재해 매출 확대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 당근마켓과 협업해 GS리테일이 추진하는 지역 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을 서두른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 랄라블라(헬스앤드뷰티 스토어) 등 1만50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GS25는 소비자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자사 편의점을 서비스 중심 매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 부사장은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점포가 소매점 기능에서 확장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당근마켓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ESG 경영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출시한 당근마켓은 회원 수가 2000만 명에 달하고, 월 사용자(1월 기준) 수가 142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이자 지역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의 점포 수와 당근마켓의 회원 수는 각각 국내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며 “두 회사가 손잡아 내는 시너지는 유통업계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