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외국인 범죄 추정…달아난 일당 신원 파악 중"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차량 앞을 가로막은 일당이 둔기로 차량을 부순 뒤 운전자와 동승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주행 중인 차량 가로막고 운전자와 동승자 둔기로 무차별 폭행(종합)
경기남부경찰청 폭력수사계는 지난 8일 화성시 남양면에서 발생한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신고를 받아 현재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께 남양면 남양리의 한 이면도로에서는 일용직 근로자 A(40) 씨와 B(32) 씨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일당 4명 이상에게 둔기로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 등은 자신의 SM5 차량을 타고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데 갓길에 정차 중이던 차량이 갑자기 도로 가운데로 나와 앞길을 가로막는다.

이어 갓길에서 대기하던 일당 4명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둔기로 차량을 부수기 시작한다.

A씨 등은 차량을 몰고 탈출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도로 앞뒤가 차량으로 막혀 1분여간 폭행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뒤이어 일당은 깨진 창문 틈으로 차 문을 열어 A씨 등을 도로 위로 끌어낸 뒤 머리와 배 등을 둔기와 발로 수십차례 폭행했다.

주행 중인 차량 가로막고 운전자와 동승자 둔기로 무차별 폭행(종합)
이후 바닥에 쓰러진 A씨 등을 그대로 방치한 채 골목길로 달아났다.

이와 같은 폭행 과정은 뒤차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어 이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지며 많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A씨 등은 전신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모두 일용직 노동자들로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들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 차량 주위를 둘러싸더니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상 등을 토대로 폭행 가해자가 5∼6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블랙박스 영상에 담긴 가해자들의 체격과 행동거지 등을 토대로 이들 역시 외국인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라 가해자들의 정확한 신원과 범행 동기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목격자 등을 통해 달아난 일당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