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방문땐 마스크 상시 착용하고 머무는 시간은 가급적 짧게" 전남 순천·강원 강릉 등 곳곳서 가족모임 고리로 집단감염 발생
설 연휴(2.11∼14)를 앞두고 가족 모임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가급적 친지 방문과 여행을 자제하되 접촉 시엔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그간 전국 곳곳에서 가족 모임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주요 사례를 보면 전남 순천시 가족 생일 모임과 관련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총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가족 모임에 참석한 16명이 모두 확진됐고 확진자의 지인 1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대본 역학조사 결과 경기 안산시의 한 직장에서 먼저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가족 모임을 통해 추가로 전파됐다.
또 울산·경북 가족 모임과 관련해선 지난달 9일 첫 환자가 발생했고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14명이 추가로 발견돼 총 1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강원 강릉시 가족 모임과 관련해 총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북 구미시에서도 가족 모임 사례에서 1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최근 발생한 외국인 관련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도 가족을 고리로 발생한 것이다.
이달 초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일부 확인된 '경남·전남 외국인(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과 관련해 총 38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중 36명은 가족·친척이고, 나머지 2명은 지인이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이다.
방대본은 지표환자(첫 확진자)가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뒤 경남 진해의 자택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던 중 집안에서 가족 감염이 일어났고, 이어 이 집을 방문한 친척 1명이 감염된 후 친척 간 추가 접촉을 통해 대규모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가족·친척 모임을 통한 집단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이번 설 연휴도 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설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과 함께 가족 모임으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설 연휴에도 엄격히 적용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인적인 목적으로 5명 이상이 동일한 시간대에 실내외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없으며, 세배·차례·제사에도 거주지가 다르면 직계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고향이나 친지 방문, 여행은 자제하고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하지 않는 등 이동과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부득이하게 고향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 상시 착용, 그리고 머무는 시간은 가능하면 짧게,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족·친지를 방문하지 말고 즉시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도 설 연휴 가족 모임으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도 있는 만큼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에 대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 가족을 못 만나게 하니 상당히 가혹한 조치인 것은 틀림없지만 최대한 접촉 기회를 줄여야 한다"면서 "만일 가까운 곳에 사는 부모님을 찾아야 한다면 설에 다 같이 모이는 게 아니라 날짜 간격을 두고 가는 게 도리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