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차로 日 잡는다"…현대차, 아이오닉5로 설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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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우핸들 파일럿 차량 10대 생산
협력사 관계자 "일본 시장 겨냥"
검증 거친 뒤 양산 추진 전망
협력사 관계자 "일본 시장 겨냥"
검증 거친 뒤 양산 추진 전망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아이오닉5'를 일본 시장에서 선보이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가 2009년 철수한 일본 시장에서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재진출,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로 '설욕전'에 나설 전망이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하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우핸들 모델' 제작에 나섰다. 현대차는 협력사들을 통해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에 필요한 금형을 제작, 10대 분량의 우핸들 부품을 공급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 16일께 파일럿 차량을 만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 예정인 우핸들 아이오닉5 모델은 일본 시장을 겨냥했다는 게 협력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현대차 협력사 관계자는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 파일럿 차량 조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우선 10대의 파일럿 차량으로 품질·안전성 검사와 시험주행 등을 거친 뒤 보완을 거쳐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의 정식 출시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재 친환경차 수요가 충분한 우핸들 차량 해외시장은 사실상 일본이 유일하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은 일본 시장 재진출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을 포함한 92개 국가는 운전석이 왼쪽에 위치한 좌핸들 차량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우핸들을 채택한 국가는 44개국이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고가인 전기차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국가는 일본, 영국, 호주 정도에 그친다.
그나마도 일본 외에는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한국GM의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태국, 남아프리카 등 우핸들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철수 결정에서도 대표적인 우핸들 국가인 일본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을 통해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겪은 굴욕을 씻어낼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2001년 일본에 진출해 승용차를 판매했던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승용차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현지 브랜드 파워가 강했고, 까다로운 정부 규제로 인해 경차 판매가 많은 시장이었던 탓이다. 현재 일본 현지에는 상용차와 연구개발(R&D) 조직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현대차 입장에서는 재진출을 고려할 만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 전기차 보급 촉진 정책을 펴고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에는 이점이다. 높은 기술력을 갖춘 내연기관 바탕의 하이브리드 엔진에 집중하면서 전기차 경쟁에는 제때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차 브랜드의 부진은 전동화 차량 판매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스웨덴 친환경차 정보제공 업체 EV세일즈는 지난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세계 전동화 차량 판매량을 집계했다. 1위는 36만5240대가 판매된 테슬라 '모델3'가 차지했고 현대차 '코나 EV'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위에 올랐던 닛산 '리프'는 7위로 주저앉았고 같은기간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는 7위에서 19위로 주저앉았다.
제조사 순위에서도 일본 브랜드들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테슬라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는 11위, 기아는 12위에 올랐다. 일본 브랜드 닛산은 지난해 7위에서 14위로 추락했고 도요타도 10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 미쓰비시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다수 확보했지만, 당장 완성차 개발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는 도요타가 가진 기술이 실험실 수준에 그치는 만큼 실제 차량 개발이나 양산까지 추진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제작돼 높은 효율을 갖춘 아이오닉5가 일본 현지에 진출한다면 경쟁이 가능한 현지 모델은 사실상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조한 범용 전기차만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대부분 구형"이라며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가 출시되면 경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 현지 브랜드 텃세에 밀려 일본 승용차 사업을 접었던 굴욕을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맞아 12년 만에 씻어낼 기회"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 현대차가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시장 재진출 여부에 대해 "신규 잠재 시장에 대해선 늘 열린 자세로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승용차 시장 재도전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만 답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하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우핸들 모델' 제작에 나섰다. 현대차는 협력사들을 통해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에 필요한 금형을 제작, 10대 분량의 우핸들 부품을 공급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 16일께 파일럿 차량을 만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 예정인 우핸들 아이오닉5 모델은 일본 시장을 겨냥했다는 게 협력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현대차 협력사 관계자는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 파일럿 차량 조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우선 10대의 파일럿 차량으로 품질·안전성 검사와 시험주행 등을 거친 뒤 보완을 거쳐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의 정식 출시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재 친환경차 수요가 충분한 우핸들 차량 해외시장은 사실상 일본이 유일하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은 일본 시장 재진출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을 포함한 92개 국가는 운전석이 왼쪽에 위치한 좌핸들 차량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우핸들을 채택한 국가는 44개국이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고가인 전기차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국가는 일본, 영국, 호주 정도에 그친다.
그나마도 일본 외에는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한국GM의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태국, 남아프리카 등 우핸들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철수 결정에서도 대표적인 우핸들 국가인 일본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이오닉5 우핸들 모델을 통해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겪은 굴욕을 씻어낼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2001년 일본에 진출해 승용차를 판매했던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승용차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현지 브랜드 파워가 강했고, 까다로운 정부 규제로 인해 경차 판매가 많은 시장이었던 탓이다. 현재 일본 현지에는 상용차와 연구개발(R&D) 조직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현대차 입장에서는 재진출을 고려할 만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 전기차 보급 촉진 정책을 펴고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에는 이점이다. 높은 기술력을 갖춘 내연기관 바탕의 하이브리드 엔진에 집중하면서 전기차 경쟁에는 제때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차 브랜드의 부진은 전동화 차량 판매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스웨덴 친환경차 정보제공 업체 EV세일즈는 지난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세계 전동화 차량 판매량을 집계했다. 1위는 36만5240대가 판매된 테슬라 '모델3'가 차지했고 현대차 '코나 EV'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위에 올랐던 닛산 '리프'는 7위로 주저앉았고 같은기간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는 7위에서 19위로 주저앉았다.
제조사 순위에서도 일본 브랜드들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테슬라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는 11위, 기아는 12위에 올랐다. 일본 브랜드 닛산은 지난해 7위에서 14위로 추락했고 도요타도 10위에서 17위로 떨어졌다. 미쓰비시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다수 확보했지만, 당장 완성차 개발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는 도요타가 가진 기술이 실험실 수준에 그치는 만큼 실제 차량 개발이나 양산까지 추진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제작돼 높은 효율을 갖춘 아이오닉5가 일본 현지에 진출한다면 경쟁이 가능한 현지 모델은 사실상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조한 범용 전기차만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대부분 구형"이라며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가 출시되면 경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 현지 브랜드 텃세에 밀려 일본 승용차 사업을 접었던 굴욕을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맞아 12년 만에 씻어낼 기회"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 현대차가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시장 재진출 여부에 대해 "신규 잠재 시장에 대해선 늘 열린 자세로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승용차 시장 재도전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만 답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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