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총사' 애플發 조정이 저가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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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치 부각 효과
주가 급등에도 PER 10배 내외
"버블시대의 유일한 청정 구역"
현대모비스 vs 기아 '팽팽'
"모비스, 전동화 사업 본격 성장"
"기아, IT기업과 협업 가능성 열려"
주가 급등에도 PER 10배 내외
"버블시대의 유일한 청정 구역"
현대모비스 vs 기아 '팽팽'
"모비스, 전동화 사업 본격 성장"
"기아, IT기업과 협업 가능성 열려"
올 들어 투자자들이 현대차 그룹주 매수를 주저한 가장 큰 이유는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플카’라는 변수가 사라지면서 주가는 조정을 받았다. ‘애플과의 협상 중단과 주가 하락’이라는 악재를 시장은 ‘애초 예상했던 속도대로 상승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주에 대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8~9일 이틀간의 조정을 거쳐 10일부터 현대차 그룹주가 반등한 배경이다.
애플과 현대차그룹이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은 현대차·기아를 제외하고는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혼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공장 규모가 작고, 도요타는 지금도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검증된 ‘디지털 DNA’를 가진 곳은 한국 기업뿐”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이 결렬됐다 해도 애플이 현대차를 대안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고 센터장은 또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업할 만큼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것을 보여준 실리를 챙겼다”며 “다수의 해외 기업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협업을 통해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는 ‘규모의 경제’를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초부터 “올해는 삼성전자보다 현대차그룹이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애플은 현대차그룹이 보여준 미래지향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촉매제가 됐을 뿐”이라며 저가매수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상반기에는 기아, 하반기에는 현대모비스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명지 팀장은 “현대차는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기아는 증권사 컨센서스에 비춰볼 때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기술이 필수적인 만큼 이종산업 간 협업이 구체화되는 하반기에는 주가가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의 상승 여력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9일 기아가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내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에 주목했다. PBV는 고객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몸체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차량이다. 기아는 군수차량 개발 경험이 있어 특수 설계가 가능하고, 관련 생산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PBV의 고객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주 우선순위를 매기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태봉 센터장은 “E-GMP만 생각하면 현대모비스에,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업을 생각하면 기아차에, 로보틱스와 도심항공교통(UAM)을 생각하면 현대차에 투자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별로 모두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매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현대차 외 대안이 많지 않다”
전문가들에게 현대차 그룹주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대부분은 자동차 섹터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2.17배·8.95배·11.07배 수준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저금리로 인한 자산 버블 시대에 자동차 섹터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청정 구역”이라고까지 말했다. 애플이라는 변수는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애플과 현대차그룹이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은 현대차·기아를 제외하고는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혼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공장 규모가 작고, 도요타는 지금도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검증된 ‘디지털 DNA’를 가진 곳은 한국 기업뿐”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이 결렬됐다 해도 애플이 현대차를 대안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고 센터장은 또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업할 만큼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것을 보여준 실리를 챙겼다”며 “다수의 해외 기업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협업을 통해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는 ‘규모의 경제’를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초부터 “올해는 삼성전자보다 현대차그룹이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애플은 현대차그룹이 보여준 미래지향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촉매제가 됐을 뿐”이라며 저가매수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했다.
○세 종목 중 무엇을 사나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중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증권사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NH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 주가 상승 여력이 가장 크다는 의견을 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E-GMP 출시로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현대모비스 전동화사업이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경기 회복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부품사가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53만원을 제시했다. 9일 주가 대비 62.8%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삼성증권은 상반기에는 기아, 하반기에는 현대모비스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명지 팀장은 “현대차는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기아는 증권사 컨센서스에 비춰볼 때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기술이 필수적인 만큼 이종산업 간 협업이 구체화되는 하반기에는 주가가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의 상승 여력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9일 기아가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내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에 주목했다. PBV는 고객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몸체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차량이다. 기아는 군수차량 개발 경험이 있어 특수 설계가 가능하고, 관련 생산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PBV의 고객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주 우선순위를 매기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태봉 센터장은 “E-GMP만 생각하면 현대모비스에,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업을 생각하면 기아차에, 로보틱스와 도심항공교통(UAM)을 생각하면 현대차에 투자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별로 모두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매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