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지난해 서울 상권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약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9조원이 넘는다. 버스 승객은 24% 감소해 버스업계의 경영난이 심화됐다.

10일 서울시가 신한카드·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영향을 분석한 결과 서울 상점의 매출이 지난해 91조2929억원으로 2019년 100조3288억원보다 9조359억원(9.9%) 감소했다.

시기별로 전년 대비 매출이 반짝 늘어난 시기가 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11일~6월 21일 사이로 연휴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겹친 때였다. 반면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11월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매출 감소율이 가장 큰 업종은 면세점으로, 전년 대비 82.4% 줄었다. 여행사(-64.6%), 유흥주점(-52.9%), 스포츠시설(-46.1%)도 매출 감소폭이 컸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늘어난 업종도 있었다. 집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늘면서 가구업종의 매출이 22.4% 성장했다. 정육점(18.9%), 약국(16.1%)도 매출이 늘었다.

자치구별로 경제 충격 정도가 달랐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집중된 중구(-19%)와 종로구(-14%), 대학가 상권이 집중된 서대문구(-18%), 이태원이 포함된 용산구(-15%)가 매출 타격이 컸다. 주거지역이 밀집된 중랑구(-3%), 양천구(-4%), 강동구(-5%)는 상대적으로 매출 하락폭이 작았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버스 승객도 줄었다. 지난해 서울 시내·마을버스 총 승객 수는 14억5500만 명으로 전년보다 23.6% 감소했다. 공항버스의 작년 수송 인원은 212만 명으로, 전년 대비 85.4%나 줄었다. 서울 버스의 운송수입은 29.1%(4738억원) 감소했다. 서울시는 “버스회사들이 운송수입금만으로는 인건비·연료비 등 기본 운영비도 충당하지 못해 폐업 위기에 놓였다”며 “준공영제로 시 예산을 지원받는 시내버스는 은행에서 6000억원의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