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항공산업 재편, '해운실패' 되풀이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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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항공사 합병 통한 산업재편
절차 문제 앞세워 태클 걸지 말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서 고민을"
최준선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절차 문제 앞세워 태클 걸지 말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서 고민을"
최준선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올해는 한진해운이 파산한 지 5년이 되는 해다.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은 금융논리만을 앞세운 정부의 빅딜 포기로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로 인해 한때 세계 5위까지 올랐던 한국 해운의 위상은 1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반면 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은 글로벌 해운사들은 원가절감, 효율성 증대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규모를 키워왔고 수출 호황기를 맞은 현재, 미소를 짓고 있다.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또 다른 국가 핵심기간산업인 항공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약화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항공산업 및 여행업계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는 국적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각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를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채권단은 해운업의 실패를 교훈삼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통해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살리기로 결정한 것 같다.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 출발·도착 국제선 여객수가 전년 대비 83% 이상 줄었으며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에 따라 항공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기에, 구조조정을 통한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선택한 채권단과 정부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정부와 채권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양대 국적사의 통합에 반대하는 저항 또한 많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앞장서서 우리나라 항공운송산업의 명운이 달린 문제이며,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실사 부재라는 절차상의 문제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와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방안에 대한 지적 및 ‘경영평가위원회’ 구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한 경영평가위원회의 구성이 산업은행 단독 선임 인사 3명, 산업은행 선임 및 한진칼 동의 인사 3명에서 100% 산업은행 단독 선임 구조로 변경돼야 하며 산업은행에서 100% 단독 선임해야만 경영평가위원들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현재 절차에 따르면 모든 위원은 산업은행이 추천하게 돼 있으며 한진칼은 인사 3명에 대한 동의권만 있을 뿐 어떤 결정권도 없는 상황이다. 이미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독립성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전문성이다. 항공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경영평가위원회인 만큼 국내외 항공산업의 이해에 정통한 항공전문가가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야 경영평가위원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두 기업 간 합병이라는 지엽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는 문제다.
개별 기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의 선택으로 생각하고 기업들의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보다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년 전 한진해운 사태로 시작된 한국 해운산업의 몰락이 항공산업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한국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단번에 개선될 수는 없을 것이다. 통합 국적항공사가 중심이 돼 정부기관, 채권단, 항공 종사자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비로소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재편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또 다른 국가 핵심기간산업인 항공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약화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항공산업 및 여행업계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는 국적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각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를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채권단은 해운업의 실패를 교훈삼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통해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살리기로 결정한 것 같다.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 출발·도착 국제선 여객수가 전년 대비 83% 이상 줄었으며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에 따라 항공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기에, 구조조정을 통한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선택한 채권단과 정부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정부와 채권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양대 국적사의 통합에 반대하는 저항 또한 많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앞장서서 우리나라 항공운송산업의 명운이 달린 문제이며,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실사 부재라는 절차상의 문제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와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방안에 대한 지적 및 ‘경영평가위원회’ 구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한 경영평가위원회의 구성이 산업은행 단독 선임 인사 3명, 산업은행 선임 및 한진칼 동의 인사 3명에서 100% 산업은행 단독 선임 구조로 변경돼야 하며 산업은행에서 100% 단독 선임해야만 경영평가위원들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현재 절차에 따르면 모든 위원은 산업은행이 추천하게 돼 있으며 한진칼은 인사 3명에 대한 동의권만 있을 뿐 어떤 결정권도 없는 상황이다. 이미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독립성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전문성이다. 항공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경영평가위원회인 만큼 국내외 항공산업의 이해에 정통한 항공전문가가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야 경영평가위원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두 기업 간 합병이라는 지엽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는 문제다.
개별 기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의 선택으로 생각하고 기업들의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보다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년 전 한진해운 사태로 시작된 한국 해운산업의 몰락이 항공산업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한국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단번에 개선될 수는 없을 것이다. 통합 국적항공사가 중심이 돼 정부기관, 채권단, 항공 종사자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비로소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재편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