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코로나 이익공유제'가 위험한 이유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광범위한 피해에 각국 정부는 다양한 대응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다른 나라에선 얘기가 나올 수도 없는 ‘코로나 이익공유제’라는 해괴한 방식에 대통령까지 나서고 있다. 재난에 대해 구성원의 사회적 기여를 정부의 강제력을 동원해 제도화하고 기업 이익을 사회화하는 것은 그 선한 의도와는 달리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첫째, 그것은 편법적인 법인세로, 근본적으로 투자와 일자리 성장을 방해하며 경제성장을 억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성장지향의 조세개혁 보고서’에서 기업 수입에 부정적인 효과를 내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며 대기업의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이미 3%포인트 인상했다. 이 인상 이전에도 소득 수준 대비 법인세 부담이 OECD 8위로 높은 나라이고, 잠재성장률이 계속 추락하고 있어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

법인세는 주주의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익공유제다. 대기업들은 이미 상생의 압력 하에 협력업체 지원 기금은 물론 중소기업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 스마트 공장 프로젝트 등 숱한 정권의 프로젝트에 동원돼 왔고, 4대 보험의 과반을 부담하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다.

둘째,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악화시킨다. 법인세는 근본적으로 흑자 기업, 즉 효율적 기업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벌금의 성격을 갖는다. 경제적 자원을 효율적인 기업에서 비효율적인 분야로 이전이 많을수록 국가 경제의 비효율성과 생산성 저하는 커지게 된다.

셋째, 자본이 외면하는 나라를 만든다. 자본의 이동 가능성이 큰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낮게 부여하는 것은 세금이 높으면 자본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제 조세 경쟁력은 OECD 36개국 중 재산세에서 30위, 법인세 경쟁력은 33위로 최하위권이다. 자본소득 추가 증세는 자본이 외면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키운다.

넷째, 위험에 대비하는 투자와 노력을 낮추게 한다. 기업은 예측 못한 변화를 돌파하고자 혁신과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돌파하면서 체질 개선으로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 혁신 노력을 통해 이익이 많이 난 기업의 돈을 그렇지 못한 기업에 이전하면 기업들은 혁신보다 피해자를 자처하는 도덕적 해이의 유혹에 빠진다. 또 위험 관리 비용의 자기부담원칙이 있을 때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인센티브가 작동하는데, 이익공유제는 위험 최소화의 노력 대신 남에게 위험 비용을 전가하게 한다.

다섯째,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번 시도가 성공하면 돌발적 상황마다 정치권이 새로운 공유제를 요구할 가능성을 키워서 미래 수익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기업들은 혁신 대신 정치권 대응을 우선하게 만든다.

여섯째, 공동체의 건전한 사회적 자본을 무너뜨린다. 사회적 문제 해결은 국가를 통한 강제적 방식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방식이 있다. 정부 강제가 강화될수록 국가의존은 커지고, 자발적 참여와 기여는 고갈돼 구성원 간 협력과 신뢰의 사회적 자본의 축적은 어려워진다.

일곱째, 개혁의 포기다. 이 정부의 존립기반은 권력의 기업에 대한 사회 기여 강요를 적폐라며 처벌한 것인데 스스로 같은 짓을 하는 자기 부정의 이중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가 꾸준히 폐지해온 준조세를 부활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법 안정성과 자유시장경제 원칙 또한 훼손한다. 정치적 압력에 굴하기 쉬운 일부 산업과 기업을 찍어서 이익 공유를 강요하는 것은 조세 법정주의의 부정이자, 이익은 주주의 재산이라는 시장경제의 근본 원칙을 경시하는 일이다.

돌연한 이익공유제는 민주주의 토대 또한 흔든다. 이 괴이한 해법을 내놓은 것은 다가오는 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의심받기에 족하다. 이는 선거 공정성과 민주주의의 정당성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기업에 절세를 위한 회계분식 유혹을 키우고, 해외 수익의 이전을 회피하게 할 수도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선의로 포장돼 있다고 한다. 이익공유제 또한 그런 위험한 인기영합의 정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