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승인 신청서 제출 안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0일(현지시간) 현재까지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한 판매 승인 신청서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EMA는 이날 최근 이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보도가 있어 상황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에 대한 동반심사나 판매 승인을 위한 신청서를 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 지원과 해외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지난달 29일 유럽의약품청(EMA)에 백신 등록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EMA는 이날 해당 백신 개발자들은 EMA로부터 백신 개발 지침 등과 관련한 과학적 조언을 받았으며, 동반심사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과 다음 단계를 정하기 위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반심사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과 같은 공중보건 비상 상황에서 유망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나 백신에 대한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절차다.

평시에 평가 절차를 개시할 때는 판매 승인 신청을 위한 모든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동반심사는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를 검토하게 된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러시아 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그동안 최종 임상시험 단계인 3상의 결과가 나오기 전이어서 효능 논란이 일었다.

그러다가 최근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높다는 3상 결과가 실렸다.

랜싯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지원자 2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에서 스푸트니크 V의 예방 효과는 91.6%로 나타났다.

EMA는 EU의 안전성, 효과, 품질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백신 신청에 대해 동일한 규정과 과학적 엄격함을 적용할 것이라면서 전 세계 50여 개 백신 개발사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EU에서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미국 모더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3개 코로나19 백신이 EMA의 심사를 거쳐 조건부 판매 승인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