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학폭 사과문에…피해자 "허무하네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선수인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초·중학교 시절 같은 배구팀 선수들에게 학교 폭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허무하다"는 반응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가해 사실을 폭로한 네티즌은 '허무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이 글에서 피해자는 "사과문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며 "글 하나로 10년의 세월이 잊혀지고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살아가면서 본인 과거의 일을 두고 두고 곱씹으며 반성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며 "어떤 이유로도 학폭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영·이다영 학폭 사과문에…피해자 "허무하네요"
앞서 피해자는 이재영·이다영과 초등·중학교 시절 학내 배구선수단으로 활동했던 단체사진을 공개하며 "가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며 "지금 밝히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을 제외한 피해자가 더 있다. 신상이 드러날 것 같아 포괄적으로 적겠다"며 20여 건의 피해 사례를 나열했다.

이에 대해 전날 이재영·다영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며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이재영은 자필 사과문에서 "철없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이어 "좀 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다"며 "이제라도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친구들이 받아준다면 직접 만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고 했다.

이다영도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양해해준다면 직접 찾아 사과하겠다"며 "피해자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흥국생명도 입장문을 냈다. 흥국생명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구단 소속 이재영·다영 선수의 학폭 사실과 관련해 팬 여러분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해당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반성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해 우리 구단과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