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오는 12일 회장직 사퇴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일본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교도통신은 모리 회장이 여성비하 발언과 관련해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고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모리 회장이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 의향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오는 12일 개최하는 긴급 회합에서 (사의를) 표명할 전망"이라고 했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에 대해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비하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모리 회장은 이 발언에 대해 곧바로 사과했지만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JOC 위원 25명 중 여성은 5명이다. JOC 측은 문부과학성 산하 스포츠청의 경기단체 운영방침에 따라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4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위는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개최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사 및 평의원들에게 모리 회장의 추가 사과와 회장직 유지에 대한 이해를 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모리 회장 발언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림픽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올림픽 개최 여부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최고 책임자까지 불명예스러운 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대회 개최 여부를 둘러싼 회의론 속에 (모리 회장의 사퇴로) 개최 준비는 더 혼미해졌다"고 비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