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대회 한달만에 이례적 전원회의 소집…경제관례 타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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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획작성 보고받고 급작스레 개최한 듯…"달라진게 없다" 비판
국가경제 외면한 특수기관 행태에 전쟁 선포…'최대 장애' 낙인
북한이 노동당 제8차 대회 이후 한 달 만에 전원회의를 열고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헤집고 대책을 논의해 주목된다.
당대회 이후 한 달 만에 나흘간의 전원회의를 소집한 그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당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로 국정운영의 노선과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과거처럼 소리만 요란한 '빈 구호'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에 중앙과 지방의 주요 기업 책임자들까지 방청으로 불러들여 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회의 내내 '달라진 게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미뤄 이번 전원회의는 애초 예정됐던 것이 아니었으나 당과 내각에서 보고한 올해 경제계획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결정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비서는 전원회의 보고에서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경제계획이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일례로 먹는 문제 해결의 최일선인 농업부문에서 불리한 조건을 무시한 채 과거처럼 '허풍'을 부리며 실행 불가능한 곡물 생산 계획을 세워 악폐를 반복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실제로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절부터 농업부문은 계획작성은 물론 심지어 생산된 곡물량까지 허위보고를 하는 허풍의 '진원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자력갱생 경제발전의 핵심분야인 전력·건설·경공업 부문에서는 당대회에서 현실성있는 계획을 강조하자, 비판과 처벌을 우려하며 아예 계획을 낮추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김 총비서도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전원회의에서 "계획을 낮게 세워놓고 연말에 가서 초과 수행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주요 경제부문들의 계획을 작성하는 데서 내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 심혈을 기울여온 내각의 '경제사령부' 역할이 전혀 복원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한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북한 지도부는 그 책임을 김두일 당 경제비서 겸 경제부장에게 돌리고 전격 해임했다.
김두일은 지난해 말까지 평안남도 당위원장(현 책임비서)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8차 당대회에서 경제비서로 임명됐으나 한 달 만에 좌천됐다.
지난 9일 회의에서는 권력 서열 3위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연단에서 좌석의 김두일을 세워놓고 신랄히 비판했는데 다음 날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후임에는 내각 부총리와 당 경제담당 비서, 국가예산위원장으로 오랫동안 일해온 오수용을 임명했다.
오수용은 지난해 4월께 경제담당 당 비서에서 군수산업을 이끄는 제2경제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1년도 안 돼 다시 일반 경제를 맡긴 것이다.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올해 77세의 오수용을 복귀시킨 것은 당과 내각을 두루 오가며 예산부터 경제 전반을 꿰뚫고 있는 관록의 경제통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산통인 오수용을 내세워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현실성있는 계획을 세워 반드시 실행토록 해 5개년계획의 첫해의 첫 발을 잘 내디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도 "인민경제계획은 당의 지령이고 국가의 법인 것만큼 일단 세워진 인민경제계획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흥정할 권리가 없으며 오직 무조건 수행할 의무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경제부문의 기강은 곧 사회 전반에 대한 기강 확립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간부들에 대한 강력한 감시와 통제, 처벌을 선언하는 계기로 삼았다.
특히 수십 년간 노른자위 기업을 독점하고 국가 경제를 외면해온 특수기관의 행태에 종지부를 찍는 데 역점을 뒀다.
김 총비서는 앞서 당대회에서 특수기관의 행태에 "강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에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와 다를 바 없는 혁명의 원수, 국가의 적으로 엄중 시"하면서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부문과 단체의 모자를 쓰고 자행하는 더 엄중한 반당적·반국가적·반인민적 행위"라며 "제일 장애"라고 공식 낙인 찍었다.
나아가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하여 단호히 쳐갈겨야 한다"고 "특별히 언명"하며 국가 경제를 '나 몰라라' 하는 특수기관의 독점적 행태에 경고를 날렸다.
김 총비서가 지난 10년간 집권하는 과정에서 특수기관들의 본위주의가 북한 경제의 최대 악폐임을 절감하고 바로잡으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또 북한은 지속적인 대북 제재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민생고에 지친 주민들의 사상 이완 현상을 우려하며 전원회의를 계기로 당·공안·사법기관을 총동원해 중앙과 도·시·군에까지 연합지휘부를 만들어 통제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국가경제 외면한 특수기관 행태에 전쟁 선포…'최대 장애' 낙인
북한이 노동당 제8차 대회 이후 한 달 만에 전원회의를 열고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헤집고 대책을 논의해 주목된다.
당대회 이후 한 달 만에 나흘간의 전원회의를 소집한 그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당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로 국정운영의 노선과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과거처럼 소리만 요란한 '빈 구호'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에 중앙과 지방의 주요 기업 책임자들까지 방청으로 불러들여 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회의 내내 '달라진 게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미뤄 이번 전원회의는 애초 예정됐던 것이 아니었으나 당과 내각에서 보고한 올해 경제계획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결정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비서는 전원회의 보고에서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경제계획이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일례로 먹는 문제 해결의 최일선인 농업부문에서 불리한 조건을 무시한 채 과거처럼 '허풍'을 부리며 실행 불가능한 곡물 생산 계획을 세워 악폐를 반복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실제로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절부터 농업부문은 계획작성은 물론 심지어 생산된 곡물량까지 허위보고를 하는 허풍의 '진원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자력갱생 경제발전의 핵심분야인 전력·건설·경공업 부문에서는 당대회에서 현실성있는 계획을 강조하자, 비판과 처벌을 우려하며 아예 계획을 낮추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김 총비서도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전원회의에서 "계획을 낮게 세워놓고 연말에 가서 초과 수행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주요 경제부문들의 계획을 작성하는 데서 내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 심혈을 기울여온 내각의 '경제사령부' 역할이 전혀 복원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한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북한 지도부는 그 책임을 김두일 당 경제비서 겸 경제부장에게 돌리고 전격 해임했다.
김두일은 지난해 말까지 평안남도 당위원장(현 책임비서)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8차 당대회에서 경제비서로 임명됐으나 한 달 만에 좌천됐다.
지난 9일 회의에서는 권력 서열 3위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연단에서 좌석의 김두일을 세워놓고 신랄히 비판했는데 다음 날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후임에는 내각 부총리와 당 경제담당 비서, 국가예산위원장으로 오랫동안 일해온 오수용을 임명했다.
오수용은 지난해 4월께 경제담당 당 비서에서 군수산업을 이끄는 제2경제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1년도 안 돼 다시 일반 경제를 맡긴 것이다.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올해 77세의 오수용을 복귀시킨 것은 당과 내각을 두루 오가며 예산부터 경제 전반을 꿰뚫고 있는 관록의 경제통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산통인 오수용을 내세워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현실성있는 계획을 세워 반드시 실행토록 해 5개년계획의 첫해의 첫 발을 잘 내디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도 "인민경제계획은 당의 지령이고 국가의 법인 것만큼 일단 세워진 인민경제계획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흥정할 권리가 없으며 오직 무조건 수행할 의무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경제부문의 기강은 곧 사회 전반에 대한 기강 확립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간부들에 대한 강력한 감시와 통제, 처벌을 선언하는 계기로 삼았다.
특히 수십 년간 노른자위 기업을 독점하고 국가 경제를 외면해온 특수기관의 행태에 종지부를 찍는 데 역점을 뒀다.
김 총비서는 앞서 당대회에서 특수기관의 행태에 "강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에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와 다를 바 없는 혁명의 원수, 국가의 적으로 엄중 시"하면서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부문과 단체의 모자를 쓰고 자행하는 더 엄중한 반당적·반국가적·반인민적 행위"라며 "제일 장애"라고 공식 낙인 찍었다.
나아가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하여 단호히 쳐갈겨야 한다"고 "특별히 언명"하며 국가 경제를 '나 몰라라' 하는 특수기관의 독점적 행태에 경고를 날렸다.
김 총비서가 지난 10년간 집권하는 과정에서 특수기관들의 본위주의가 북한 경제의 최대 악폐임을 절감하고 바로잡으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또 북한은 지속적인 대북 제재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민생고에 지친 주민들의 사상 이완 현상을 우려하며 전원회의를 계기로 당·공안·사법기관을 총동원해 중앙과 도·시·군에까지 연합지휘부를 만들어 통제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