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모델 쓰면 글로벌 기업?" 마오타이에 쏟아지는 비판 [강현우의 트렌딩 차이나]
중국 1위 바이주(白酒) 기업인 마오타이가 최근 선보인 광고를 두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광고에는 젊은 외국인 세명이 등장한다. 마오타이의 본고지인 구이저우 시내의 유서깊은 거리를 걸으면서 영어와 중국어를 섞은 랩을 한다. 가사는 주로 "나를 외국인이라 하지 말라. 나는 중국 술을 안다. 내게 어디서 왔는지 묻지 말리. 나는 구이저우를 사랑한다. 무엇인지 왜인지도 묻지 말라. 이 술은 마오타이니까!"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오타이는 '#마오타이가 기분좋게 취하는 신곡을 내놨다'는 해쉬태그도 붙였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춘제(중국의 설) 연휴는 1년 중 소비가 가장 활발한 기간이다. 소비재 회사들은 춘제에 맞춰 신상품을 내놓거나 소비 진작 쿠폰을 뿌리기도 한다. 유머를 섞은 광고 캠페인도 활발하다.

마오타이의 바이주 제품들은 가격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선물용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이벤트에 내놓기 위해 사놓는 경우가 많다. 마오타이는 최근 일상적으로도 마시는 술이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중국인 소비가 늘어나는 춘제를 앞두고 마오타이가 굳이 외국인을 등장시키는 광고를 내놓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마오타이가 글로벌 기업과는 한참 멀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외국인을 동원해 구이저우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많은 네티즌들이 단지 외국인을 등장시키는 것만으로는 마오타이가 국제적 브랜드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블로그에는 "마오타이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2위 우량예가 마케팅 측면에선 앞서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오타이는 자사 상품과 바이주의 글로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