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을 방문한 WHO 조사팀/사진=REUTERS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을 방문한 WHO 조사팀/사진=REUTER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기원을 두고 러시아 전문가는 사실상 중국 손을 들어준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를 지지했다.

WHO의 우한 조사에 국제 전문가로 참여한 러시아 '파스퇴르 전염병·미생물학 연구소' 블라디미르 데드코프 부소장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실험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하면 유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진다"고 전했다.

또 "우리가 '유출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작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데드코프 부소장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들에게서 코로나19 감염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파스퇴르 전염병·미생물학 연구소는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산하 연구소다.

WHO 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피터 벤 엠바렉은 지난 9일 우한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발원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한 곳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코로나19 대응 전문가 패널인 량완녠 칭화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발견되기 전에 다른 지역에서 먼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동물에서 비롯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WHO 조사단은 지난달 14일 우한에 도착해 2주간 격리를 마치고 29일부터 본격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초기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 2곳과 화난 수산물도매시장, 바이샤저우 농산물시장, 우한질병통제예방센터(CDC), 동물유행방지통제센터,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방문했다.

다만 조사단 일정은 중국 당국의 통제하에 진행돼 기원 추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