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돼지 성분없어…무슬림 접종 가능"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는 이슬람 신자들에게 금지된 동물 성분 등이 없다고 개발자 측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블라디미르 구신 병원체 실험실 팀장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슬람 율법'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구신 팀장은 "돼지를 비롯한 죽은 동물, 혈액 등의 성분은 백신에 들어있지 않다"면서 "여러분(이슬람 신자)이 이 정보를 확산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도움을 주면 아주 좋겠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섭취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신자들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푸트니크 V 백신에는 동물에서 채취한 혈청도 이용되지 않았다"면서 "백신 제조에 이용된 '재조합 단백질'(Recombinant Protein)은 바이오기술 기법으로 만들어진 화학적 구성성분들이며, 백신에 어떤 동물이나 혈청 등으로부터 온 성분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신은 이어 백신에 2.5 마이크로리터(μL/100만분의 1리터) 정도의 에탄올이 사용됐지만, 이는 알코올 사용을 금하는 이슬람 율법에 위배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해 8월 가말레야 센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러시아 정부의 사용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 2상 뒤 곧바로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전성 논란이 인 바 있다.

최근 권위 있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 이상이라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