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의회에 난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나눈 전화통화의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매카시 대표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 폭동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매카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시위대들이 의회에 들어와 난동을 부리며 창문을 부수고 있다"라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매카시 대표에게 "그 사람들(폭도들)이 당신네(공화당 의원들)보다 부정선거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황당한 답변을 했다.

이에 격분한 매캐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망할, 지금 누구한테 하는 소리인지 알고 하는거야?(Who the f*** do you think you are talking to?)"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의 전화 통화 내용은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의 에레라 뷰틀러 의원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는게 CNN측의 전언이다.

뷰틀러 의원을 비롯한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상원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CNN는 공화당 의원들의 말을 인용해 이 통화의 내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동을 진압하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 알고 있었다. 폭도들이 무엇을하고 있었는지, 의회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폭동을 제압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미국 하원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오후 '내란 선동'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이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재개된다. 이르면 이날 오후 상원의 표결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공화당에서 17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