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대중화, 학계가 나서야…'한국의 칼 세이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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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출간 안중호 교수
인문학적 물음, 과학으로 풀어
인문학적 물음, 과학으로 풀어
“한국에도 칼 세이건처럼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가 필요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과학은 다른 세상 이야기죠.”
최근 과학 교양서 두 권을 한꺼번에 내놓은 안중호 안동대 명예교수(67·사진)의 말이다. 35년 동안 나노 소재와 초전도체 등 신소재 공학 분야를 연구해온 그가 쓴 책은 《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 우주, 물질 그리고 시공간》과 《과학 오디세이 라이프: 인간, 생명 그리고 마음》(MID). 서울 신수동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만난 안 교수는 “재료공학자가 왜 이런 책을 냈느냐 물을 수도 있을 텐데, 제 전공은 물리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이 탄생시킨 수많은 열매 중 하나”라며 “학생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교양서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책은 현대물리학과 우주과학, 생물학, 진화론, 뇌과학 등을 망라한다. ‘세상은 왜 있을까’ ‘생명이란 무엇인가’ ‘마음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와 같은 인문학적 물음에 최신 과학이론으로 답하는 형식이다. 각각 492쪽, 604쪽으로 총 1000쪽이 넘는 대작이다. 안 교수는 “백과사전 보듯 궁금한 부분을 그때그때 찾아 읽으면 된다”며 “양자역학이나 끈이론 같은 어려운 용어가 나온다고 해도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책을 완성하는 데는 10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2010년 안동대 교양과목 강의를 위해 만든 교재 ‘현대과학으로 본 인간과 우주’를 다듬었다. 그는 “새로운 이론이나 증명이 나올 때마다 원고에 반영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과학 전공생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분야 학생에게도 과학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과학 교양서를 내는 국내 저자가 너무나 적어요. 출판계에서도 칼 세이건이나 리처드 도킨스처럼 해외 저자들에게만 기대는 게 현실이고요. 1차적 책임은 국내 과학계에 있지요.” 과학자들이 논문 실적을 쌓기 위해 자기 전공에만 몰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안 교수는 “다른 전공과 교류할 여력이 없고, 그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며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 연습도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초·중·고교의 암기식 과학교육도 문제라고 했다.
“장학퀴즈 준비하듯 문제와 답을 달달 외우게 해서 과학이라면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만듭니다. 자기 논리를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도록 이끌어야 하는데 교육 현장에선 정반대죠. 사실 교사들도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과학교육의 악화가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안 교수는 “과학의 대중화는 클래식 음악 감상과 같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모두 프로 작곡가나 연주자는 아닙니다. 이런 마음으로 과학에 쉽게 다가가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최근 과학 교양서 두 권을 한꺼번에 내놓은 안중호 안동대 명예교수(67·사진)의 말이다. 35년 동안 나노 소재와 초전도체 등 신소재 공학 분야를 연구해온 그가 쓴 책은 《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 우주, 물질 그리고 시공간》과 《과학 오디세이 라이프: 인간, 생명 그리고 마음》(MID). 서울 신수동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만난 안 교수는 “재료공학자가 왜 이런 책을 냈느냐 물을 수도 있을 텐데, 제 전공은 물리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이 탄생시킨 수많은 열매 중 하나”라며 “학생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교양서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책은 현대물리학과 우주과학, 생물학, 진화론, 뇌과학 등을 망라한다. ‘세상은 왜 있을까’ ‘생명이란 무엇인가’ ‘마음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와 같은 인문학적 물음에 최신 과학이론으로 답하는 형식이다. 각각 492쪽, 604쪽으로 총 1000쪽이 넘는 대작이다. 안 교수는 “백과사전 보듯 궁금한 부분을 그때그때 찾아 읽으면 된다”며 “양자역학이나 끈이론 같은 어려운 용어가 나온다고 해도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책을 완성하는 데는 10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2010년 안동대 교양과목 강의를 위해 만든 교재 ‘현대과학으로 본 인간과 우주’를 다듬었다. 그는 “새로운 이론이나 증명이 나올 때마다 원고에 반영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과학 전공생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분야 학생에게도 과학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과학 교양서를 내는 국내 저자가 너무나 적어요. 출판계에서도 칼 세이건이나 리처드 도킨스처럼 해외 저자들에게만 기대는 게 현실이고요. 1차적 책임은 국내 과학계에 있지요.” 과학자들이 논문 실적을 쌓기 위해 자기 전공에만 몰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안 교수는 “다른 전공과 교류할 여력이 없고, 그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며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 연습도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초·중·고교의 암기식 과학교육도 문제라고 했다.
“장학퀴즈 준비하듯 문제와 답을 달달 외우게 해서 과학이라면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만듭니다. 자기 논리를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도록 이끌어야 하는데 교육 현장에선 정반대죠. 사실 교사들도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과학교육의 악화가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안 교수는 “과학의 대중화는 클래식 음악 감상과 같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모두 프로 작곡가나 연주자는 아닙니다. 이런 마음으로 과학에 쉽게 다가가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