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 첫 시집, 3주 만에 1만부 '돌풍'
올해 ‘창비시선’의 첫 시집으로 지난달 15일 발간된 정현우 시인의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가 판매량 1만 부를 돌파했다. 시집으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3주 만에 4쇄에 들어가 연초 문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등단 6년 만에 펴낸 정 시인의 첫 시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이례적이다. 창비에 따르면 20~40대 여성독자가 80%를 차지했다. 특히 40대 여성독자 비율이 높았다. 창비 관계자는 “초판 1쇄는 특별 커버로 제작한 데 대한 관심에 힘입어 출간 1주 만에 빠르게 소진됐다”며 “시집 출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열린 북토크에는 100명가량의 독자가 참석해 시인과 시집을 향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2006년부터 15년 동안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온 가수이기도 하다. 2007년 발표한 노래 ‘바람에 너를’로 대형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독특한 이력으로 음악과 문학 양쪽을 활발히 오가고 있다. 그를 오래 기다려온 팬들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팬덤이 문학 독자들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음반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을 발매했다. 양쪽을 오가면서 어느 분야에도 갇히지 않고 구축한 그의 시세계에 어디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서정과 슬픔’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시인의 악기 상점’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팀으로 활동 중인 정 시인은 시집을 엮느라 잠시 멈췄던 음반 작업도 마무리해 올 상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