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에는 과감하게 투자
젊은 오너들의 공통점은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에는 105층짜리 건물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50~70층 건물을 2~3개 세워 비용을 줄이고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재편도 구광모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화학 및 방산계열사를 각각 롯데와 한화에 넘겼다.
반대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약 1조원을 들여 미국 로봇기술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약 10조원에 인수했다. LG전자도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총수 간 소통도 활발하다. 한동안 협업하지 않던 삼성과 현대차는 최근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 대대적 협업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4대그룹 총수끼리 회동도 잦다. 창업주나 2세대 오너들 사이에서는 없던 문화다. 지난해 4대그룹 총수들은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간 벽이 허물어지면서 서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