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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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 열리고 있는 호주에서 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 드라마가 탄생했다. 선천적으로 양쪽 손가락이 4개씩밖에 없는 프란체스카 존스(245위·영국·사진)가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대회 본선 첫 승을 따냈다.

존스는 1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WTA투어 필립 아일랜드 트로피(총상금 23만5238달러) 대회 이틀째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중국의 정싸이싸이(44위)를 2-1(6-2 3-6 6-2)로 눌렀다. 자신보다 랭킹이 201계단이나 높은 선수를 꺾은 것이다.

올해 21세인 존스가 WTA투어 단식 본선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랭킹 100위권 선수를 이긴 것도 역시 처음. 정싸이싸이는 2019년 프랑스오픈 여자복식 준우승을 차지했고, 단식에서도 지난해 세계 랭킹 34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존스는 태어날 때부터 지결손증 형성장애증후군을 앓고 있다. 손가락이 남들보다 하나씩 부족한 탓에 라켓을 잡았을 때 모습이 어색해 보인다.

존스는 손가락뿐만 아니라 오른쪽 발가락이 3개, 왼쪽 발가락이 4개인 발을 갖고 태어났다. 라켓을 잡고 경기 내내 부지런히 코트를 누벼야 하는 테니스 선수로선 매우 불리한 신체 조건이다. 그는 10차례 이상 수술대에 오르면서도 테니스 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호주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꿈의 무대’인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진출했다. 존스는 예선 1회전에서 모니카 니쿨레스쿠(146위·루마니아)에게 2-0(6-3 6-2)으로 이겼으나 본선에선 셀비 로저스(57위·미국)에게 0-2(4-6 1-6)로 져 탈락했다.

하지만 존슨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같은 기간 열린 투어 대회에 출전해 도전을 이어갔고 결국 꿈에 그리던 투어 본선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호주오픈 여자 단식 16강전에선 한국계 선수인 제시카 페굴라(61위·미국)가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를 2-1(6-4 3-6 6-3)로 꺾고 8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1974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제시카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천연가스, 부동산 사업을 통해 51억달러(약 5조6000억원)의 자산을 모은 사업가다.

4년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 중인 오사카 나오미(3위·미국)는 가르비녜 무구루사(14위·스페인)를 2-1(4-6 6-4 7-5)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메이저 최다승 신기록에 도전하는 세리나 윌리엄스(11위·미국)는 아리나 사발렌카(7위·벨라루스)를 2-1(6-4 2-6 6-4)로 이겨 8강에 안착했다. 남자 단식 16강전에선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밀로시 라오니치(14위·캐나다)를 3-1(7-6《7-4》 4-6 6-1 6-4)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