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이다영 선수.
이재영, 이다영 선수.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한 가운데 대한민국배구협회는 두 선수의 어머니인 김경희(55)씨에게 지난해 수여한 '장한 어버이상'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곧 열리는 이사회에 이를 안건으로 상정해 수상 공식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세터였던 김경희씨는 자매를 국가대표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2월 '2020 배구인의 밤' 행사에서 상을 받았다.

앞서 협회는 두 선수를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소속팀 흥국생명도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번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사람에 대한 폭로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쓴다"면서 21개에 걸친 학폭 피해 사례를 서술했다.

강제로 돈을 걷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물론, 새로 산 물건을 "빌려달라"고 강요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충격을 줬다.

또 이다영이 SNS에 선배 김연경을 저격하며 올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글을 언급하면서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본인도 하나의 사건 가해자면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연합뉴스]
이다영과 이재영은 중학교 선수 시절 동료에게 저지른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나자 이달 10일 SNS에 공식 사과문을 올린 뒤 소속팀을 이탈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