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통일 운동가 백기완 선생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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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89세…'임을 위한 행진곡' 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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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32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 월남한 고인은 실향민으로서 일찍이 통일 문제에 눈을 떴다고 한다. 초등교육 외 정규교육은 따로 받지 않았지만, 독학하며 학계와 두루 교류했다.
1979년 결혼식을 가장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YMCA 위장 결혼식 사건’으로 재차 체포돼 복역하다 1981년 3·1절 특사로 석방됐다. 당시 고인 등 시위를 주도한 핵심 인사 14명은 서울 서빙고 국군보안사령부 분실로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고인은 2019년 11월 39년 만에 이뤄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987년 재야 운동권의 추대로 소속 정당 없이 독자 민중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사퇴했다. 1992년 재차 독자 민중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 낙선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시민사회 운동에 매진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원시(原詩) ‘묏비나리’도 고인이 썼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 씨와 딸 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미담·현담씨, 아들 백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7시.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