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는 김세연 국민의힘 전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기본소득 월 4만원? 화장품 샘플 수준"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말꼬리를 왜곡해 공격하기보다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며 맞받아쳤다.

앞서 김세연 전 의원이 '화장품 샘플 수준'이라 표현한 것은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지급 금액이 월 4만원 수준이어서 '기본소득'이란 명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는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이 기본소득에 찬성한다면서도 모두 현란한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가계소득을 지원하는 복지정책인 동시에, 소멸성 지역화폐로 소비 진작과 매출양극화를 완화해 지속성장을 담보하는 경제정책"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피할 수 없는 복지적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소하며 난제 투성이지만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판단되면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고 현실화할 구체적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새 길을 만드는 정치인이 몫"이라며 "첫 술 밥에 배부를 리 없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이니, 어렵다고 지레 포기하면 정치는 존재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전부터 재정부담까지 감안한 순차적 단계적 기본소득 도입과 확대를 주장해 왔고, 입장을 후퇴하거나 바꾼 일이 없다"면서 "단기적으로 증세 없이 일반예산절감만으로 연 50만원(4인가구 200만원)은 즉시 지급할 수 있고 중기적으로는 수년 내에 연 50조가 넘는 조세감면을 절반 축소해 연 100만원(4인 가구 400만원) 지급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또 "장기적으로 '기본소득세수는 전액 기본소득으로 지급한다'는 원칙에 따라 10년 이상 장기목표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동의를 전제로 기존세금에 추가되는 일반기본소득목적세, 특별기본소득목적세(데이터세, 로봇세, 환경세, 토지세 등)와 기본소득을 가능한 범위에서 조금씩 늘려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는 "오리와 너구리만 아는 사람은 오리너구리를 직접 안 보면 믿기 어렵다"며 "머리만 보고 너구리가 아니라거나, 몸통만 보고 오리가 아니라며 오리너구리를 소개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쟁이로 공격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세원 의원께서 1인당 25만원씩 연 2회 지급을 일별로 나눠 '1000원 정도 소액'이라 안하신 건 고맙지만 굳이 월로 나눠 '겨우 4만 여 원'이라 폄훼한 건 아쉽다"며 "특히 1인당 월 4만~8만원은 1000억대 자산가로 평생 어려움 없이 살아오신 김세연 의원께는 '화장품 샘플' 정도의 푼돈이겠지만 먹을 것 없어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저축은커녕 빚에 쪼들리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4인 가구 기준 연 200만~400만원은 엄청난 거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본소득은 가계지원에 끝나지 않고 매출양극화 완화, 경제생태계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지키는 복지적 경제정책임을 아시면서 적은 액수를 타박하시니 안타깝다"고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김세연 의원님과 같은 국민의힘 당 소속 인사들은 반대로 '월 50만원 지급은 300조원이라는 엄청난 재정 부담으로 불가능한 포퓰리즘'이라 주장한다"며 "언젠가 이뤄야 할 장기목표인 월 50만원(연 600만원)을 즉시 지급하자고 주장한 것처럼 왜곡한 후 실현가능성을 문제 삼아 비난한다"고 말했다.

또 "월 50만원 기본소득은 재원을 만들어가며 달성할 미래의 장기목표이니 당장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왜곡해 세금 걱정할 이유가 없지만, GDP가 성장하고 조세부담율을 점차 올려가야 하는 우리 경제와 재정 상황에 비추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 반대가 아니라 그 필요성을 인정하신다면 말꼬리를 왜곡해 공격하기보다 대안을 내고 정책경쟁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건전한 토론을 기대해 발목잡기가 아닌 김세연 의원님만의 실현가능하고 더 나은 기본소득 정책제시를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