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김범수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에 합류한다.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3일 열리는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김 의장과 김 대표가 부회장에 선임된다.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자가 서울상의 회장단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장과 김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최 회장이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에 역점을 두는 ESG 경영 확산을 위해 함께 노력해보자는 메시지를 김 의장과 김 대표에게 전했고, 두 사람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김택진 대표
김택진 대표
최근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는 ESG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카오는 이사회 산하에 김 의장이 이끄는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엔씨소프트도 내부적으로 ESG 경영 관련 팀을 꾸린 상태다.

업계에선 김 의장과 김 대표의 서울상의 회장단 진출이 IT 기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IT 기업들은 시가총액이나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전통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다”며 “두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 의장과 김 대표의 서울상의 회장단 합류로 IT업계 목소리를 정부나 정치권에 전달하는 것이 한층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ESG 연합군’을 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IT 기업의 힘을 빌려 ESG 경영을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SK그룹은 ESG 경영이 제일 먼저 안착된 곳으로 꼽힌다.

김 의장과 김 대표가 합류하는 서울상의 회장단은 대한상의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집단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적으로 대한상의 회장직을 함께 수행해왔다. 최 회장은 이달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서울상의 회장에 오른다. 다음 순서는 다음달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다. 회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면 대한상의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송형석/김주완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