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외한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한국 기업이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이외의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1.2GWh로, 전년 대비 56.2% 급증했다. 점유율 1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이 회사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는 전체의 33.1%에 이르는 26.8GWh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1위 일본 파나소닉은 점유율 31.6%, 사용량 25.6GWh에 그쳐 2위로 밀렸다. 삼성SDI(점유율 10.1%)와 SK이노베이션(9.7%)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SNE리서치가 중국을 제외하고 조사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어 통계의 일부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세계 1위 배터리 업체가 된 CATL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점유율이 6.5%로 5위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 CATL 배터리 채택이 거의 없었던 2019년 이전과 달리 작년에는 사용량이 5.3GWh까지 늘어 한국 기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중국 이외 지역에선 한국 배터리 3사의 위상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지만,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 또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은 더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