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언택트 관련주가 시장을 휩쓸었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와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면 콘택트와 언택트 사업을 동시에 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길어지는 코로나…콘택트+언택트 '양날개株' 눈길
미국에 상장된 월트디즈니가 대표적이다. 디즈니는 이달에만 주가가 10.8% 올랐다. 테마파크 운영 중단으로 피해가 지속되고 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출시와 테마파크 회복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9490만 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8% 증가한 수준이다. 2024년에는 3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디즈니는 전망하고 있다. 올해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에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비슷한 콘셉트로 ‘인베스코 다이내믹 레저&엔터(PEJ)’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여행, 레스토랑 등 콘택트 종목과 OTT 업체들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디즈니 편입 비중은 5.2%에 달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언택트 문화 지속과 콘택트로의 복귀라는 두 가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펀드로 꼽힌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CJ ENM과 제이콘텐트리가 그런 종목으로 분류된다. 두 업체는 CJ CGV와 메가박스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콘텐츠 제작사로의 가치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 박스오피스 회복과 콘텐츠 부문의 성장성을 모두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쟁사였던 두 업체는 지난달 합작 OTT를 시작했다. CJ ENM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할한 티빙에 JTBC스튜디오가 합류하는 구조다. 합작법인은 양사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향후 3년간 40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 명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마트도 콘택트와 언택트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종목이다. 이마트는 코로나19로 마트 방문이 줄었음에도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4% 증가한 2371억원을 기록했다.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와 이커머스 SSG이 동시에 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서면서 SSG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는 SSG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