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 영국 교수가 대영제국 당시 식민지 만행을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포로 만행과 비교하자 영국 보수 정치인들이 "그 정도는 아니다"며 반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린 파울러 영국 레스터대학교 교수는 지난 15일 '차퍼의 정치' 팟캐스트에 출연해 과거 영국이 식민지에서 흑인 노예 등을 가혹하게 다뤘던 사례를 비판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포로 만행과 평행이론 수준"이라고 했다. 코린 교수는 영국 제국주의 시대 이후 문학을 주로 연구해왔다.

코린 교수는 "우리는 학생들에게 과거 노예제에 대해 가르킬 때 '이를 폐지했다'는 사실에만 방점을 둘 뿐, 얼마나 오랜 기간 영국이 노예제에 관여했는지는 등한시한다"며 "이는 아마 우리가 애국심과 공공관계를 헷갈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나 증거를 직시하는 일이 비애국적인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댔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포로들에 엄청난 학대를 저질렀다"며 "과거 영국의 만행은 이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영국 정치인들이 잇따라 반발했다. 영국 토리당의 존 헤이즈 경은 "편협하고 눈 먼 비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영국과 일본의 사례를 비교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비교"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의 자일스 와틀링은 "대영 제국이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완전히 군사적인 통치는 아니었고 당시 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며 "(반면) 일본의 포로 만행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에 코린 교수는 자신의 가족도 노예제와 연관이 있었다고 했다. 그의 조상은 타히티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린 교수는 "이 주제를 무기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거에 대해 더 완전하고 국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