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올해부터 오산시의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에서 설악산 등 고산지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배암나무 등 희귀식물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19일 발표했다.

19개 주제원으로 이루어진 물향기수목원은 2017년부터 ‘기후변화취약식물원’을 조성해 44종의 멸종위기종 또는 희귀식물을 식재하는 등 수목원 고유의 기능인 ‘현지 외 보존’ 역할을 수행하는데 힘써왔다.

또 자생지 보존을 위해 현지에서 식물을 굴취하지 않고 종자와 잎, 줄기를 소량 채집해 물향기수목원 내 실험실에서 증식실험을 실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선보이는 ‘배암나무’는 국내에서 설악산 정상 일부에서만 자생하는 매우 보기 힘든 수종이다. 때문에 수목원 차원에서 자체증식을 진행해 전시하는 것은 물향기수목원이 전국 최초 사례다.

연구소는 2016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2년간 연구를 진행한 끝에 배암나무 잎에서 체세포배(인공씨앗)를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해 지난해 8월 증식방법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배암나무 외에도 산솜다리, 봉래꼬리풀과 같은 설악산 정상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귀식물도 유사한 증식방법을 적용, 관람객들이 사진이 아닌 실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윤하공 도 산림환경연구소장은 “물향기수목원은 앞으로도 단순히 볼거리를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 종 다양성 확보 등 공립수목원으로서의 역할에 힘쓸 것”이라며 “배암나무와 같이 우리 수목원만 보유하고 있는 수종에 대해 조경수로서의 가치 연구 등 상품개발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2006년 오산에 개원했으며, 수령이 40년 이상 된 나무와 희귀식물 등 1930여 종이 전시돼 있는 경기도 대표 수목원이다. 오산=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