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 "정관수술 했다더니…남편 거짓말에 임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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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딩크(Double Income No Kids,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약속하고 결혼했으나, 남편이 자신을 속였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글을 쓴 A 씨는 비혼 주의자였지만 연애 때부터 자신을 아끼고 존중해 주는 남편의 태도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남편 역시 이 같은 A 씨의 마음을 알았기에 두 사람은 딩크를 약속했다고. 결혼 후 아이를 가지라는 시댁의 압박이 심해지자 이 또한 남편이 적극적으로 막아줬다고 A씨는 밝혔다.
그러던 어느 날 몸에 이상 징후를 느낀 A 씨는 병원 찾았고, 의사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다름 아닌 임신을 했다는 것.
A 씨는 "분명히 결혼 전 남편이 정관수술을 했다고 했다. 내가 비혼 주의자인 것을 알고 정관수술을 한 병원 인증샷을 보내고, 나 없인 못 산다며 온 마음을 다해 진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임신이라니 너무 놀랐다"면서 "난 아직 아이를 키울 만큼 현명하지도 않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다"며 당혹스러워했다.
결국 남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은 A 씨. '수술 후 풀리는 일도 있다더라'는 남편의 말에 A씨는 병원을 고소하겠다며 버럭 화를 냈다고. 그러자 남편은 "사실 정관수술을 했다는 건 거짓말이었다"면서 "막상 아이가 생기면 좋아할 줄 알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A 씨는 "딩크를 하자고 약속한 증거가 없어 답답하다. 오히려 남편이 이런 걸로는 이혼 사유가 안 된다고 하더라. 이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억울할 듯", "원하던 임신이어도 출산 후 우울증 심하고 고통스러운데 이건 오죽할까", "정관수술을 했다고 말한 대화 내용이 증거로 있다면 이혼 사유 되지 않을까?", "원하는 않는 임신이라니 아이가 불쌍하다", "딩크를 약속했고 정관수술을 했다고 말해서 결혼한 건데 엄연한 사기 아닌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혼전문 변호사는 이 사례에 대해 어떤 조언을 들려줄까. 이인철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예전에는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녀를 출산하지 않고 양육부담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하겠다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합의하에 이렇게 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남편에게도 정말 큰 사건이지만 아내에게는 남편보다 훨씬 더 큰 사건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내는 임신, 출산을 직접 겪어야 하고 출산 후 양육과 직장 생활 등 여러 가지로 아내 인생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에서 남편은 우선 아내의 동의 없이 임신을 시킨 것이 잘못이고 다음으로 정관수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정관수술을 했다고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 우선 남편이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남편이 일방적으로 아내 동의 없이 임신을 시켰다는 것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과실이 있으며 다분히 고의성이 엿보입니다. 일부러 임신을 계획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관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기망한 것은 고의적인 잘못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내도 남편이 원망스럽지만 계속 남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부득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원치 않는 자녀라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본인과 태아에게 결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입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백배사죄하고 다른 남편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아내도 이제는 생각을 바꾼다면 태아가 오히려 하늘이 주신 축복된 생명일 수도 있습니다. 가끔 상담을 하다 보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남편을 원망했는데 막상 자녀가 태어나니 행복하다고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잘 선택한 것이 자녀를 출산한 것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녀를 출산하고 잘 양육한다면 오히려 이 부부에게 위기가 행복으로 바뀌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법알못]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피해를 당한 사연을 다양한 독자들과 나누는 코너입니다. 사건의 구체적 사실과 정황 등에 따라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답변은 일반적인 경우에 대한 변호사 소견으로, 답변과 관련하여 답변 변호사나 사업자의 법률적 책임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질이나 각종 범죄 등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jebo@hankyung.com로 보내주세요. 아울러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 등의 댓글은 명예훼손,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나/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글을 쓴 A 씨는 비혼 주의자였지만 연애 때부터 자신을 아끼고 존중해 주는 남편의 태도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남편 역시 이 같은 A 씨의 마음을 알았기에 두 사람은 딩크를 약속했다고. 결혼 후 아이를 가지라는 시댁의 압박이 심해지자 이 또한 남편이 적극적으로 막아줬다고 A씨는 밝혔다.
그러던 어느 날 몸에 이상 징후를 느낀 A 씨는 병원 찾았고, 의사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다름 아닌 임신을 했다는 것.
A 씨는 "분명히 결혼 전 남편이 정관수술을 했다고 했다. 내가 비혼 주의자인 것을 알고 정관수술을 한 병원 인증샷을 보내고, 나 없인 못 산다며 온 마음을 다해 진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임신이라니 너무 놀랐다"면서 "난 아직 아이를 키울 만큼 현명하지도 않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다"며 당혹스러워했다.
결국 남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은 A 씨. '수술 후 풀리는 일도 있다더라'는 남편의 말에 A씨는 병원을 고소하겠다며 버럭 화를 냈다고. 그러자 남편은 "사실 정관수술을 했다는 건 거짓말이었다"면서 "막상 아이가 생기면 좋아할 줄 알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A 씨는 "딩크를 하자고 약속한 증거가 없어 답답하다. 오히려 남편이 이런 걸로는 이혼 사유가 안 된다고 하더라. 이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너무 억울할 듯", "원하던 임신이어도 출산 후 우울증 심하고 고통스러운데 이건 오죽할까", "정관수술을 했다고 말한 대화 내용이 증거로 있다면 이혼 사유 되지 않을까?", "원하는 않는 임신이라니 아이가 불쌍하다", "딩크를 약속했고 정관수술을 했다고 말해서 결혼한 건데 엄연한 사기 아닌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혼전문 변호사는 이 사례에 대해 어떤 조언을 들려줄까. 이인철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결혼한 부부에게 임신과 출산은 큰 축복입니다
사례자의 아내는 큰 충격과 남편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입니다.예전에는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녀를 출산하지 않고 양육부담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하겠다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합의하에 이렇게 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남편에게도 정말 큰 사건이지만 아내에게는 남편보다 훨씬 더 큰 사건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내는 임신, 출산을 직접 겪어야 하고 출산 후 양육과 직장 생활 등 여러 가지로 아내 인생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에서 남편은 우선 아내의 동의 없이 임신을 시킨 것이 잘못이고 다음으로 정관수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정관수술을 했다고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 우선 남편이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남편이 일방적으로 아내 동의 없이 임신을 시켰다는 것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과실이 있으며 다분히 고의성이 엿보입니다. 일부러 임신을 계획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관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기망한 것은 고의적인 잘못이라고 할 것입니다.
남편에게 두 번 속은 아내는 큰 배신감을 느꼈을 듯 합니다
법적으로는 아내가 이런 사유로 이혼소송을 한다면 남편에게 귀책사유가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그런데 아내도 남편이 원망스럽지만 계속 남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부득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원치 않는 자녀라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본인과 태아에게 결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입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백배사죄하고 다른 남편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아내도 이제는 생각을 바꾼다면 태아가 오히려 하늘이 주신 축복된 생명일 수도 있습니다. 가끔 상담을 하다 보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남편을 원망했는데 막상 자녀가 태어나니 행복하다고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잘 선택한 것이 자녀를 출산한 것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녀를 출산하고 잘 양육한다면 오히려 이 부부에게 위기가 행복으로 바뀌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법알못]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피해를 당한 사연을 다양한 독자들과 나누는 코너입니다. 사건의 구체적 사실과 정황 등에 따라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답변은 일반적인 경우에 대한 변호사 소견으로, 답변과 관련하여 답변 변호사나 사업자의 법률적 책임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질이나 각종 범죄 등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jebo@hankyung.com로 보내주세요. 아울러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 등의 댓글은 명예훼손,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나/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