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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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를 요구하는 시부모 때문에 한 며느리가 분통을 터트렸다.

30대 기혼여성 A 씨는 최근 온라인 게시판에 자신의 경험담을 올렸다. 결혼 2년 차인 A 씨는 "결혼 초 처음 경험하는 '시월드'와의 일들이 이제는 익숙해지나 싶었는데 요즘 더 어색해진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시댁 식구들이 자신을 '남' 취급 한다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시부모에게 살갑게 대하는 며느리들이 많은데, 저도 '친딸'처럼은 아니지만 잘 지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진짜 가족처럼 생각하는지 모르겠더라"라고 썼다.

특히 시아버지는 평소엔 말이 없다가도 음주 후엔 그동안 섭섭했던 모든 일을 떠올리며 지적한다고 A 씨는 설명했다.

A 씨는 "그냥 무뚝뚝한 스타일이신 줄 알았는데 요즘 말하는 전형적인 '꼰대'더라. 소통을 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나이 어린 사람에게 잔소리하는 거라 듣기 너무 거북했다"며 시아버지와의 사이가 결정적으로 멀어진 이유를 토로했다.

시아버지는 A 씨에게 "우리 며느리, 열심히 맞벌이해서 우리 아들한테 힘이 되어야지"라고 하면서도 자신의 사위에겐 "우리 딸 일하는 거 보면 안쓰러우니 맞벌이 안 하고 호강시켜 달라"고 말한 것이다.

A 씨는 "임신을 계획 중인데 아이를 낳으면 전업주부를 하기로 남편과 의논을 했다. 그런데 시부모는 무조건 '맞벌이'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아이를 봐 줄 생각도 없는 것 같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시누이가 시부모에게 '요즘 일 힘들다'고 하자 김 서방(사위) 돈 잘 버는데 그냥 놀라고 하더라. 피가 거꾸로 솟는 줄 알았다"며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고생해서 저녁 식사를 차리면 시부모는 각각 자신의 아들과 딸 밥그릇 위에 A 씨가 만든 음식을 올려주기 바빴다. 함께 식탁에 앉아 있지만 A 씨는 '유령'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시아버지는 "우리 며느리와 술 한잔하고 싶다"며 로망이 있음을 종종 드러냈다. A 씨는 "며느리로서 도리는 지키고 싶은데, 불통인 시댁 때문에 매번 화를 내며 집에 돌아온다"며 속내를 전했다.

남편은 속상해하는 A 씨에게 "어른들이 그냥 지나가며 하는 말인데, 비약해서 생각하지 말라"며 핀잔을 줬다.

A 씨는 "며느리 앞에서 그렇게 자식들만 챙기는 거 처음 봤다"라며 "부모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굳이 저와 시매부 앞에서 할 행동인가 싶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남의 딸은 이렇게 고생시키면서도 결국 자기 딸은 고생 안 했으면 싶은 것"이라며 속앓이를 했다.

네티즌들은 "나를 편하게 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노력하고 친해졌을 것", "대놓고 차별하는 사람의 비위를 억지로 맞춰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게 며느리 도리라며 스스로를 낮추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시댁 로망 하나 실현시켜 주고 나면 또 다른 로망이 생길 것", "가만히 있는 남편도 문제다. 대판 싸우고 연 끊는다고 할 만한 상황"라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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