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호황 이어진다는데…해운사 주가, 더 갈 수 있을까
작년 하반기 운임 상승으로 급격히 상승했던 해운주 주가가 올들어 상승폭이 둔화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해운업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해운주 주가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19일 국내 해운주는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HMM은 3.80% 오른 1만6400원에, 팬오션은 5.99% 뛴 531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해운도 0.75% 상승했다. 올들어 HMM 17.56%, 팬오션 5.77%, 대한해운이 10.52% 올랐지만 주가가 급등했던 작년 4분기만큼의 움직임은 아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CFI지수는 같은 기간 1.54% 올랐다.

증권업계는 해운업 호황이 계속되어 국내 해운 3사가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출의 90%를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내는 HMM의 실적 전망이 가장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33.5% 급증한 2조2944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한 달새 69% 올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중 최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분기 평균 SCFI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요 항구에서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연내 1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선박 8척을 인도하고 노선을 늘리면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증권사 6곳 중 4곳이 HMM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벌크선 부문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올해부터 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경기회복으로 석탄과 철광석 수입량이 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이달들어 82% 뛰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세계해상운임선물거래(FFA) 시장에서 10만달러 이상의 거래가 폭발하며 2008년 이후 최고량을 기록했고 노르웨이 선사 골든오션이 벌크선을 18척 매입한 것은 올해 시황이 긍정적이란 신호”라고 해석했다.

작년 3분기 기준 벌크선 부문이 매출의 68%를 차지하는 팬오션이 수혜주로 꼽힌다. 팬오션은 올해 13.2% 증가한 25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생절차 이후 9년만에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것은 주주환원 정책이 시작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한해운은 시황에 영향을 덜 받는 전용선 매출비중이 높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전용선에서 주로 매출을 내고 있어 BDI 급등에도 제한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만약 BDI가 탄력을 받지 못하면 대한해운의 안정성이 부각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