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낙관론 흔들리는데…세 가지 변화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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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Money 읽기
(38) 증시 조건 바뀌는 조짐
(1) 美 국채 금리 오름세
(2) 개인주도 장세 '주춤'
(3) 성장주 상승동력 약화
"변곡점 맞추기 어려워
시장 흐름 읽고 대응을"
(38) 증시 조건 바뀌는 조짐
(1) 美 국채 금리 오름세
(2) 개인주도 장세 '주춤'
(3) 성장주 상승동력 약화
"변곡점 맞추기 어려워
시장 흐름 읽고 대응을"
“투자자로선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점이다.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던 조건들이 바뀌는 조짐이 보인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을 이렇게 진단한다. 설 연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연휴 전만 해도 저금리, 개인 주도 장세, 성장주 기대감 등 세 가지 조건에 근거한 낙관론이 우세했다.
펀드매니저 A씨는 “아직도 세 가지 조건이 꺾였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세 가지 조건에 대한 신뢰의 정도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증시 낙관론을 버릴 정도는 아니지만 비관론이 살살 힘을 얻어가는 형국이란 얘기다.
이는 세 가지 조건에서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금리를 보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그래프 모양은 지난해 12월 바닥을 잡은 뒤 계속해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쿵쿵 찍으며 솟아오르려 하고 있다. 지난 12일과 16일엔 각각 3.45%와 8.42% 급등세를 보였다.
개인 주도 장세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개인은 16일부터 사흘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소화했다. 고객예탁금은 1월 12일 74조4560억원을 찍고 17일 64조8070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지난해 초 30조원대에 비하면 여전히 탄탄하다.
성장주는 그 위세가 상당히 약해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네이버, 카카오, 2차전지 등의 성장주는 여전히 상승세가 진행 중이지만 바이오 등에서 성장주가 부러지는 게 목격되면서 성장주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는 성장주가 오르고 하루는 화학, 철강 같은 시클리컬(경기민감) 종목이 뛰고 있다”며 “지난해 V자 반등을 성장주가 주도했는데 이제는 시클리컬 종목이 주도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지금은 투자자에게 매우 어려운 시점이다. 변화의 시그널이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인지, 본격적인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인지 판단하기 힘들어서다.
소나기라면 성장주 중심 투자를 중단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된다면 성장주 대신 가치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을 사야 한다.
더 나아가 최근 변화 조짐이 대세를 뒤집는 것이라면 서둘러 주식을 팔고 현금을 챙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는 얘기다.
펀드매니저 B씨는 “금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투매가 나올 것이고 지수는 수직낙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증시 조건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아직은 정책금리 인상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구리,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뛴다면 금리 인상 시점을 고민할 수밖에 없고 그런 고민이 알려지는 순간 시장은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나리오는 언제든지 거론될 수 있긴 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나리오를 거론하는 사람들의 화법이다. “뭐 언젠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라는 식이라면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상황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라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엔 후자가 많이 눈에 띈다.
그래서 “증시 변곡점이 언제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라면 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다. 사실 주식시장에서 변곡점은 언제나 결과물이다. 지나고 보니 그때가 바닥이었고 그때가 천장이었던 것이지 누가 감히 변곡점을 말할 수 있겠는가. 변곡점을 알고 싶으면 차라리 점쟁이를 찾아가라는 말도 한다.
변곡점을 맞히려고 애쓰지 말고 시장 조건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자신의 판단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을 이렇게 진단한다. 설 연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연휴 전만 해도 저금리, 개인 주도 장세, 성장주 기대감 등 세 가지 조건에 근거한 낙관론이 우세했다.
펀드매니저 A씨는 “아직도 세 가지 조건이 꺾였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세 가지 조건에 대한 신뢰의 정도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증시 낙관론을 버릴 정도는 아니지만 비관론이 살살 힘을 얻어가는 형국이란 얘기다.
이는 세 가지 조건에서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금리를 보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그래프 모양은 지난해 12월 바닥을 잡은 뒤 계속해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쿵쿵 찍으며 솟아오르려 하고 있다. 지난 12일과 16일엔 각각 3.45%와 8.42% 급등세를 보였다.
개인 주도 장세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개인은 16일부터 사흘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소화했다. 고객예탁금은 1월 12일 74조4560억원을 찍고 17일 64조8070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지난해 초 30조원대에 비하면 여전히 탄탄하다.
성장주는 그 위세가 상당히 약해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네이버, 카카오, 2차전지 등의 성장주는 여전히 상승세가 진행 중이지만 바이오 등에서 성장주가 부러지는 게 목격되면서 성장주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는 성장주가 오르고 하루는 화학, 철강 같은 시클리컬(경기민감) 종목이 뛰고 있다”며 “지난해 V자 반등을 성장주가 주도했는데 이제는 시클리컬 종목이 주도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지금은 투자자에게 매우 어려운 시점이다. 변화의 시그널이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인지, 본격적인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인지 판단하기 힘들어서다.
소나기라면 성장주 중심 투자를 중단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된다면 성장주 대신 가치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을 사야 한다.
더 나아가 최근 변화 조짐이 대세를 뒤집는 것이라면 서둘러 주식을 팔고 현금을 챙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는 얘기다.
펀드매니저 B씨는 “금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투매가 나올 것이고 지수는 수직낙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증시 조건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아직은 정책금리 인상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구리,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뛴다면 금리 인상 시점을 고민할 수밖에 없고 그런 고민이 알려지는 순간 시장은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나리오는 언제든지 거론될 수 있긴 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나리오를 거론하는 사람들의 화법이다. “뭐 언젠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라는 식이라면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상황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라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엔 후자가 많이 눈에 띈다.
그래서 “증시 변곡점이 언제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라면 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다. 사실 주식시장에서 변곡점은 언제나 결과물이다. 지나고 보니 그때가 바닥이었고 그때가 천장이었던 것이지 누가 감히 변곡점을 말할 수 있겠는가. 변곡점을 알고 싶으면 차라리 점쟁이를 찾아가라는 말도 한다.
변곡점을 맞히려고 애쓰지 말고 시장 조건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자신의 판단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