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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K!제보] "속아서 2억 보냈는데 계좌정지 못해"…리딩사기 피해자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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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경기도에 사는 김성화(가명·40대)씨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

    "사기꾼에 속아 2억여원을 송금했는데 계좌 지급정지가 안 된다네요.

    내 돈이 빼돌려질까 봐 불안해서 잠이 오질 않아요.

    "
    주부 김성화(가명)씨는 최근 자신을 투자전문가라고 소개한 A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한 단체 대화방(단톡방)에 초대받았다.

    김씨는 목돈 마련을 목표로 한다는 단톡방에서 투자 성공사례를 소개한 이와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이들 꾐에 넘어가 투자금과 인출 수수료 명목으로 모두 2억여원을 일당이 알려준 계좌에 송금했다.

    송금 후 사기 가능성을 의심한 김씨가 은행에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은행 측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아니어서 계좌를 동결할 수 없다고 했다.

    [OK!제보] "속아서 2억 보냈는데 계좌정지 못해"…리딩사기 피해자들 눈물
    경기도에서 사업하는 최지형(가명)씨도 작년 10월 카톡 단톡방에서 자산관리사로 가장한 이들에게 속아 2억여원을 은행과 증권사 계좌에 입금했다가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지급정지 사유가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최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유도한 뒤 돈을 가로채는 '리딩'(leading) 사기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기에 이용된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가 불가능해 피해가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보이스피싱 계좌는 지급정지 되지만 리딩 사기 계좌는 무방비
    보이스피싱처럼 통신을 이용한 금융사기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은행이 사기 이용 계좌를 즉시 지급정지할 수 있다.

    하지만 리딩 사기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투자 정보 제공과 투자 대행처럼 용역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화를 이용한 보이스피싱류 범죄 피해가 심각하다 보니 보이스피싱이나 대출사기에 한정해 신속한 피해구제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재화 공급이나 용역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지급정지 적용 대상에 포함하면 대부분 사기 혐의가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사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계좌 소유자들이 허위 신고에 따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관련 법안 반년째 국회 계류 중…"부작용도 고려해야"
    리딩 사기 피해자들은 리딩 사기도 보이스피싱처럼 통신수단을 이용해 권위적인 기관을 사칭함으로써 돈을 강탈하는 신종 사기 수법인데다 피해액이 막대하기 때문에 계좌 지급정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계좌 지급정지 대상에 대출 제공, 알선, 중개를 가장한 행위를 포함한 것처럼 거액 온라인 투자를 가장한 행위도 지급정지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OK!제보] "속아서 2억 보냈는데 계좌정지 못해"…리딩사기 피해자들 눈물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딩사기, 고수익, 사이버사기 계좌지급정지 요청건'이란 글을 게시한 청원인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재테크를 도와주겠다고 속인 뒤 돈만 받아 챙기는 사이버 사기가 많지만 신종범죄에 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사이버 사기도 계좌 지급정지에 포함되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 사건을 수임한 법무법인 드림의 안예은 변호사도 "수사기관 협조 공문 발송이나 영장 발부에도 금융기관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급정지를 할 수 없다"며 "리딩 사기 같은 신종 금융사기는 정해진 수사 절차나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이 미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처리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토로하고 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리딩 등 금융사기 범죄에 사용된 계좌에 신속한 지급정지 조처를 내릴 수 있는 조항이 담긴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해 12월 재화 공급과 용역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지급정지 대상에 포함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모두 상임위에 계류돼 있어 적용 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청원인은 지난 1일 '박재호 국회의원의 다중사기범죄에 관한 21대 국회 1호 법안 촉구를 바랍니다'란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리딩 사기 등 신종 금융사기에 따른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사기 계좌 지급정지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사기 피해가 늘어나는데도 빠른 구제를 위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자가 양산되는 환경을 개선하려면 신속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위 신고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 정상 계좌 소유자가 피해 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피해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에만 지급정지하는 것도 (허위 신고 소지를 줄일)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기사제보나 문의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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