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적선동의 김앤장법률사무소 사무실에서 변호사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앤장은 지난해에도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실적 경쟁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켰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DB
서울 적선동의 김앤장법률사무소 사무실에서 변호사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앤장은 지난해에도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실적 경쟁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켰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DB
대형 로펌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법무법인 화우는 전년 대비 20%를 훨씬 웃도는 증가폭을 기록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율촌의 경우 파트너변호사 1인당 매출 부문에서 태평양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21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김앤장을 제외한 국내 대형 로펌들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 율촌, 세종, 화우 순서로 집계됐다.

조합형 로펌인 공동법률사무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김앤장은 국세청 세금 신고가 2월 말까지 늦어지면서 현재로선 정확한 매출을 알 수 없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1조1000억원가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에도 로펌 실적 '활짝'…율촌·화우, 무서운 성장세

화우 웃고 광장은 울고

법무법인의 순수 국내 매출을 알 수 있는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으로 태평양은 지난해 매출 327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3161억원에서 소폭 상승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태평양이 별도로 운영 중인 특허법인과 해외 사무소 매출을 포함하면 작년에 350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자문 부문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대카드 법무실장 출신인 성해경 변호사 등의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 자문도 큰 몫을 했다.

3위를 차지한 광장은 6대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2019년 3230억원에서 지난해 3202억원을 기록했다. 광장은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등 기업자문그룹에서 SK건설의 EMC홀딩스 인수 등 대형 거래에 참여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광장이 운영하는 특허법인과 해외 사무소 매출을 포함해 약 3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 5위는 율촌과 세종이 차지했다. 율촌은 2450억원, 세종은 2265억원의 매출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두 로펌은 별도 특허법인을 운영하지 않고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리사들이 특허 사건에 관여하고 있다.

율촌은 금융당국의 펀드 제재심의위원회 등 금융규제 자문과 박성범 공정거래부문장을 중심으로 한 공정거래 관련 자문이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세종은 지식재산권(IP) 자문 등에서 강점을 보였다.

화우는 단기간에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년(1550억원) 대비 25%가량 상승한 19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문 등 굵직한 M&A 자문과 금융그룹의 파생결합증권 불공정거래 사건 등이 대표적인 수임 사례다.

파트너당 매출, 태평양·율촌이 강자

코로나에도 로펌 실적 '활짝'…율촌·화우, 무서운 성장세
유한법인 형태의 로펌들은 법인이 한 해 벌어들인 이익금을 공유하는 파트너변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지분을 보유하고 의결권까지 행사하는 EP(지분 파트너)변호사 숫자를 토대로 산출한 1인당 매출(PPP)을 로펌 순위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 로펌은 EP 외에도 일정 비율로 이익금을 받는 IP(인컴 파트너), CP(계약 파트너) 등 파트너 대우를 해주는 변호사 직급을 세분해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번에 국내 처음으로 김앤장을 제외한 5대 로펌의 전체 파트너변호사(파트너대우 포함·외국변호사 제외) 숫자를 확보해 파트너 1인당 매출을 집계했다.

그 결과 태평양(192명)이 17억원대로 1위를 차지했고, 율촌(150명)이 16억원대를 기록하며 2위에 자리했다. 화우(140명)와 광장(242명)이 각각 13억원대로 3, 4위였다. 세종(185명)은 12억원대를 기록했다.

김리안/차준호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