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호주오픈 3연패에 성공했다.

조코비치는 21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총상금 8000만호주달러)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를 3-0(7-5 6-2 6-2)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호주오픈에서만 아홉 번째이자 2019년부터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그는 상금으로 275만호주달러(약 23억9000만원)를 챙겼다.

조코비치는 경기 초반 첫 번째 리턴 게임을 가져오면서 기선제압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도 네 번째 게임부터 몸이 풀렸는지 완벽한 디펜스를 보여줬고 조코비치는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이후 양 선수 모두 팽팽하게 서비스 게임을 지켜나갔다. 조코비치는 12번째 게임에서 안정적인 리턴으로 브레이크를 기록해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로 넘어가 조코비치는 첫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당했지만, 그라운드 스트로크에서 우위를 보여 4게임을 연속으로 가져왔다. 흐름을 탄 조코비치는 완벽한 리턴 게임을 선보이며 2세트도 뺏어왔다.

세계 테니스 1인자는 한 번 넘어온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조코비치가 강서브를 앞세워 코트를 공략하자 메드베데프는 실책을 연이어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메드베데프는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라켓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17개)보다 13개 많은 30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조코비치는 1시간54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18승을 올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함께 보유한 20회다. 2018년 이 대회 16강에서 정현에게 패한 이후 호주오픈 21연승 행진을 이어간 조코비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테니스계를 장악했던 페더러·나달·조코비치 ‘트로이카 시대’가 건재함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전날 열린 여자 단식에선 오사카 나오미(세계 3위·일본)가 우승컵을 들며 새로운 테니스 여왕의 등극을 알렸다. 오사카는 최근 열린 9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네 번 우승했다. 오사카가 불참한 지난해 프랑스오픈을 제외하면 우승 확률은 50%에 달한다. 오사카는 메이저 대회에서 8강에만 들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운 메이저 대회 결승 4전 전승의 기록은 1991년 모니카 셀레스 이후 30년 만이다.

현역 여자선수 가운데 메이저 단식 우승을 오사카보다 더 많이 한 선수는 세리나 윌리엄스(23회), 비너스 윌리엄스(7회)뿐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