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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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 지분을 매각한다. SK그룹이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을 줄이는 대신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본격적인 사업 조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JP모간을 매각 자문사로 선임해 소수의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을 대상으로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지분 100%를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매각하더라도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SK종합화학의 경영권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종합화학이 2018년과 2019년 각각 4500억원, 6600억원가량의 이익을 낸 만큼 시장에선 전체 기업 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평가한다. 계획대로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SK이노베이션은 약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SK종합화학은 SK에너지와 함께 SK 석유화학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생산하는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 올레핀계 제품과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방향족(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사업이 주력이다. 석유화학 업황 특성상 이익에선 부침을 겪고 있지만 매년 10조원 이상 매출을 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SK종합화학은 특히 정유사들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아로마틱 부문에선 아시아 1위이자 글로벌 3위권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를 원료로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 등을 생산하는 화학소재 사업도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다.

SK그룹의 석유화학 사업 비중 축소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deep change)’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인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과 매출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부문에 힘을 실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변화의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1월 주관사를 선정했다”며 “다만 아직 매각 작업 초기 단계여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