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균 전 부산학연구센터장 '부산정신 부산기질'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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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균 박사(전 부산연구원 부산학센터장)이 22일 역동적인 부산사람의 기질을 분석한 ‘부산정신 부산기질’(호밀밭·사진)을 펴냈다.
역동적인 부산사람들, 이들이 공통으로 가진 특징은 무엇일까. 부산정신 혹은 부산기질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그 비밀을 풀어준다. 단순한 인상평을 넘어 광범한 사료와 문헌, 증언들에 대한 치밀하고 입체적인 분석으로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을 밝힌다.
김 박사는 지난 10여 년간 부산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를 맡아 부산학 정립에 힘써왔다.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 도시재생사업도 추진했다. 저자는 도시의 미래가 험난한 항해의 여정과도 같다고 할 때 지역의 정신과 기질은 푯대와도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믿지만 풍문으로 떠도는 이야기만 있을 뿐 제대로 된 연구는 부족한 현실에 갈증을 느껴 이 책을 저술했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부산학을 연구하는 동안 가장 아쉬움을 느끼던 분야 역시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의 정립이었다.
이 책은 ‘부산의 내면을 촘촘히 살피고 부산의 자긍심을 청명하게 보여주고‘, ‘부산사람들이 지나온 삶의 흔적과 생활세계로부터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의 기원을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추천인들의 평가처럼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의 핵심을 꿰뚫고 있다.
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2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고 3장과 4장에서는 그 핵심으로 의리정신과 저항정신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끝으로 5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의 일상적 표출을 보여주고 6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의 미래를 논의하며 결론을 맺는다.
• 중세 왜관부터 근현대의 일상까지 이어지는 부산정신과 부산기질
저자는 그동안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부산사람들의 정신과 기질을 ‘의리정신’과 ‘저항정신’으로 압축해 파악했다. 중세의 왜관을 중심으로 쭉 이어져 온 상업도시의 DNA, 도시의 지정학적 변방성과 침탈의 역사, 이별과 별리의 일상화라는 도시적 특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부산 특유의 생활 원리인 의리정신과 저항정신이 배태되고 표출돼 왔다.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의리를 지향하다 보니 저항할 수밖에 없고, 저항하다 보니 의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러면 부산의 의리정신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저자는 부산사람들이 잊고 있는 부산의 정체성 중 하나가 상업도시의 전통이라고 말한다. 부산의 의리정신은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
동북아 최대 자유무역지대였던 왜관, 상업도시 부산의 주역이었던 동래상인, 중세폐쇄사회 속에서도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자 문화교류의 첨병이었던 조선통신사라는 세 가지 열쇳말로 상업도시의 궤적을 좇는다. 상업정신은 철저한 신뢰와 의리를 바탕으로 한다. 이별과 별리가 일상화된 곳일수록 의리는 더욱 소중한 생활덕목이 됐다. 그런데 부산사람들은 추상적인 의리보다는 생활 속 의리를 매우 중시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거제시장상인들(거상친목회)이 1985년 광복절에 세운 군의소리(君義小利) 비석이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자 26세 나이로 몸을 던져 일본열도를 감동하게 만든 의사자 이수현의 의리적 행동에서도 입증할 수 있다. 나아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기에 운동 동지와의 의리 때문에 자백을 하지 않는 과정에서 고문으로 스러져간 박종철 열사,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도 빼놓을 수 없는 부산 의리정신의 상징이다.
• 한솥밥형 집합성, 바닷가형 투박성, 고맥락형 무뚝뚝함
부산사람들은 힘센 사람들에게 잘 대든다. 권력이나 지배구조에 저항하는 정신이 강하다. 이러한 저항정신은 어제오늘 형성된 것이 아니라, 부산과 영남이 처한 역사적 기원과 흐름 속에서 발전돼 왔다.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조선시대 인조반정이었다. 이후 부산은 반역향(反逆鄕)으로 낙인찍히면서 저항정신이 체질화됐다. 개항 이후에도 일본의 침략을 가장 크게 받으면서 이에 저항하는 근대적 형태의 저항정신이 이어졌다. 해방 이후 경제개발, 민주화 과정에서도 노동운동, 민주화, 시민운동의 끊임없는 온상이 되면서 부산인들의 저항정신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부산사람들에게 보이는 투박하고 거친 저항적 기질의 근저에는 이와 같은 역사적 흐름이 있음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강박에 가까운 생활 속 의리정신이 개인적 생활덕목으로 이어져 왔다면, 저항정신은 조직적 문화로 전승돼왔다. 부산사람들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저항했고, 저항을 위해서는 의리가 필요했다. 저자가 보는 의리와 저항의 부산기질은 크게 한솥밥형 집합성, 바닷가형 투박성, 고맥락형 무뚝뚝함으로 집약된다. 부산사람들은 고립된 개인주의보다 ‘우리’로의 합일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흔히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부산의 상징어처럼 여겨질 정도로 일상화되어 왔다. 이러한 속성은 어제오늘의 모습만은 아닌 듯하다. 다산 정약용도 영남 사람들은 ‘나라에 중대한 의논이 있을 적마다 그들의 의견에 이의가 없이 하나로 귀착됐다.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일이 없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영남 사람들의 합일성을 간파한 바 있다.
부산사람들은 타인과의 교류에서 겉과 속을 따로 두지도 않는다. 대륙계통의 사람들이 존중하는 까다로운 예의범절을 오히려 위선적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화끈하고 솔직하게 자기 의사와 욕구를 표현하고 발설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걸러지지 않은 말투, 표현, 태도들은 거칠고 투박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변화무쌍한 날씨와 급히 들이닥치는 왜구들의 공격에 익숙하다 보니 느긋할 여유가 없었다. 운전도 급하게 하고, 말도 급하고, 일도 급하게 한다. 급하게 하다 보니 거칠게 됐다.
끊임없는 침탈과 문화접변 과정에서 침전된 혼종문화는 부산인의 기질에 깔려 있다. 보통의 서민들이나 일반인들이 전쟁이나 문화충격 등으로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때는 ‘기가 찬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럴 때는 통상 말문을 닫거나 말수를 줄이고 말보다는 행동과 눈빛을 중요하게 여긴다. 인류학자 홀(E.Hall)이 얘기하는 이른바 ‘고맥락형’의 무뚝뚝함을 낳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역기질도 그 표출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부산사람들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 경험 속에서 형성된 저항과 의리라는 지역정신이 일상생활 속에서 일정한 양상으로 표출되는 과정을 통해 특별한 지역기질로 형성돼 왔다”고 말한다.
•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에 대한 풍부한 논의와 함께 펼쳐질 ‘부산학의 황금시대’
그러면 과연 부산정신과 기질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저자는 부산의 정체성과 부산인의 지역기질에 관한 풍부한 논의가 펼쳐질 이른바 ‘부산학의 황금시대’가 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시기가 와야 지역정신과 지역기질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논의가 공론의 장에서 숙성될 수 있다. 앞으로 지역정신과 기질은 사회자산으로서 물리적 인프라보다 더 강력한 소프트 인프라가 될 것이다. 지역발전에 이러한 휴먼웨어와 공동체의 가치구조라는 인프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지역정신과 기질은 도시의 영혼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체계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지역발전 전략만이 지역의 강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계승·변형된 지역의 특성을 더욱 잘 살릴 수 있는 강력한 정신적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균(사진)은 부산대학교에서 사회학박사를 마친 후 부산시청 정책개발실장, 부산시장 정책특보로 근무했다. 이후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20여 년간 일했다. 그동안 부산학연구센터를 10여 년간 맡아 부산학 정립에 노력했다. 부산광역시청 창조도시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 도시재생사업 업무를 추진한 경험도 있다. 주요 저서로는 『도시재생 실천하라』(공저), 『도시와 문화』(공저), 『부산학개론』(공저) 등이 있다.
박재환 부산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저자는 부산의 정신과 기질에 대한 파악이 단순한 인상적 수준을 넘어 보다 광범한 사료와 문헌 그리고 증언들에 대한 치밀하고 입체적인 분석에 의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노력은 여기에서 처음으로 구체화 됐다고 볼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더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역동적인 부산사람들, 이들이 공통으로 가진 특징은 무엇일까. 부산정신 혹은 부산기질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그 비밀을 풀어준다. 단순한 인상평을 넘어 광범한 사료와 문헌, 증언들에 대한 치밀하고 입체적인 분석으로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을 밝힌다.
김 박사는 지난 10여 년간 부산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를 맡아 부산학 정립에 힘써왔다.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 도시재생사업도 추진했다. 저자는 도시의 미래가 험난한 항해의 여정과도 같다고 할 때 지역의 정신과 기질은 푯대와도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믿지만 풍문으로 떠도는 이야기만 있을 뿐 제대로 된 연구는 부족한 현실에 갈증을 느껴 이 책을 저술했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부산학을 연구하는 동안 가장 아쉬움을 느끼던 분야 역시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의 정립이었다.
이 책은 ‘부산의 내면을 촘촘히 살피고 부산의 자긍심을 청명하게 보여주고‘, ‘부산사람들이 지나온 삶의 흔적과 생활세계로부터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의 기원을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추천인들의 평가처럼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의 핵심을 꿰뚫고 있다.
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2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고 3장과 4장에서는 그 핵심으로 의리정신과 저항정신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끝으로 5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의 일상적 표출을 보여주고 6장에서는 부산정신과 기질의 미래를 논의하며 결론을 맺는다.
• 중세 왜관부터 근현대의 일상까지 이어지는 부산정신과 부산기질
저자는 그동안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부산사람들의 정신과 기질을 ‘의리정신’과 ‘저항정신’으로 압축해 파악했다. 중세의 왜관을 중심으로 쭉 이어져 온 상업도시의 DNA, 도시의 지정학적 변방성과 침탈의 역사, 이별과 별리의 일상화라는 도시적 특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부산 특유의 생활 원리인 의리정신과 저항정신이 배태되고 표출돼 왔다.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의리를 지향하다 보니 저항할 수밖에 없고, 저항하다 보니 의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러면 부산의 의리정신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저자는 부산사람들이 잊고 있는 부산의 정체성 중 하나가 상업도시의 전통이라고 말한다. 부산의 의리정신은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
동북아 최대 자유무역지대였던 왜관, 상업도시 부산의 주역이었던 동래상인, 중세폐쇄사회 속에서도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자 문화교류의 첨병이었던 조선통신사라는 세 가지 열쇳말로 상업도시의 궤적을 좇는다. 상업정신은 철저한 신뢰와 의리를 바탕으로 한다. 이별과 별리가 일상화된 곳일수록 의리는 더욱 소중한 생활덕목이 됐다. 그런데 부산사람들은 추상적인 의리보다는 생활 속 의리를 매우 중시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거제시장상인들(거상친목회)이 1985년 광복절에 세운 군의소리(君義小利) 비석이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자 26세 나이로 몸을 던져 일본열도를 감동하게 만든 의사자 이수현의 의리적 행동에서도 입증할 수 있다. 나아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기에 운동 동지와의 의리 때문에 자백을 하지 않는 과정에서 고문으로 스러져간 박종철 열사,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도 빼놓을 수 없는 부산 의리정신의 상징이다.
• 한솥밥형 집합성, 바닷가형 투박성, 고맥락형 무뚝뚝함
부산사람들은 힘센 사람들에게 잘 대든다. 권력이나 지배구조에 저항하는 정신이 강하다. 이러한 저항정신은 어제오늘 형성된 것이 아니라, 부산과 영남이 처한 역사적 기원과 흐름 속에서 발전돼 왔다.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조선시대 인조반정이었다. 이후 부산은 반역향(反逆鄕)으로 낙인찍히면서 저항정신이 체질화됐다. 개항 이후에도 일본의 침략을 가장 크게 받으면서 이에 저항하는 근대적 형태의 저항정신이 이어졌다. 해방 이후 경제개발, 민주화 과정에서도 노동운동, 민주화, 시민운동의 끊임없는 온상이 되면서 부산인들의 저항정신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부산사람들에게 보이는 투박하고 거친 저항적 기질의 근저에는 이와 같은 역사적 흐름이 있음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강박에 가까운 생활 속 의리정신이 개인적 생활덕목으로 이어져 왔다면, 저항정신은 조직적 문화로 전승돼왔다. 부산사람들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저항했고, 저항을 위해서는 의리가 필요했다. 저자가 보는 의리와 저항의 부산기질은 크게 한솥밥형 집합성, 바닷가형 투박성, 고맥락형 무뚝뚝함으로 집약된다. 부산사람들은 고립된 개인주의보다 ‘우리’로의 합일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흔히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부산의 상징어처럼 여겨질 정도로 일상화되어 왔다. 이러한 속성은 어제오늘의 모습만은 아닌 듯하다. 다산 정약용도 영남 사람들은 ‘나라에 중대한 의논이 있을 적마다 그들의 의견에 이의가 없이 하나로 귀착됐다.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일이 없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영남 사람들의 합일성을 간파한 바 있다.
부산사람들은 타인과의 교류에서 겉과 속을 따로 두지도 않는다. 대륙계통의 사람들이 존중하는 까다로운 예의범절을 오히려 위선적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화끈하고 솔직하게 자기 의사와 욕구를 표현하고 발설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걸러지지 않은 말투, 표현, 태도들은 거칠고 투박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변화무쌍한 날씨와 급히 들이닥치는 왜구들의 공격에 익숙하다 보니 느긋할 여유가 없었다. 운전도 급하게 하고, 말도 급하고, 일도 급하게 한다. 급하게 하다 보니 거칠게 됐다.
끊임없는 침탈과 문화접변 과정에서 침전된 혼종문화는 부산인의 기질에 깔려 있다. 보통의 서민들이나 일반인들이 전쟁이나 문화충격 등으로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때는 ‘기가 찬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럴 때는 통상 말문을 닫거나 말수를 줄이고 말보다는 행동과 눈빛을 중요하게 여긴다. 인류학자 홀(E.Hall)이 얘기하는 이른바 ‘고맥락형’의 무뚝뚝함을 낳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역기질도 그 표출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부산사람들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 경험 속에서 형성된 저항과 의리라는 지역정신이 일상생활 속에서 일정한 양상으로 표출되는 과정을 통해 특별한 지역기질로 형성돼 왔다”고 말한다.
• 부산정신과 부산기질에 대한 풍부한 논의와 함께 펼쳐질 ‘부산학의 황금시대’
그러면 과연 부산정신과 기질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저자는 부산의 정체성과 부산인의 지역기질에 관한 풍부한 논의가 펼쳐질 이른바 ‘부산학의 황금시대’가 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시기가 와야 지역정신과 지역기질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논의가 공론의 장에서 숙성될 수 있다. 앞으로 지역정신과 기질은 사회자산으로서 물리적 인프라보다 더 강력한 소프트 인프라가 될 것이다. 지역발전에 이러한 휴먼웨어와 공동체의 가치구조라는 인프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지역정신과 기질은 도시의 영혼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체계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지역발전 전략만이 지역의 강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계승·변형된 지역의 특성을 더욱 잘 살릴 수 있는 강력한 정신적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균(사진)은 부산대학교에서 사회학박사를 마친 후 부산시청 정책개발실장, 부산시장 정책특보로 근무했다. 이후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20여 년간 일했다. 그동안 부산학연구센터를 10여 년간 맡아 부산학 정립에 노력했다. 부산광역시청 창조도시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 도시재생사업 업무를 추진한 경험도 있다. 주요 저서로는 『도시재생 실천하라』(공저), 『도시와 문화』(공저), 『부산학개론』(공저) 등이 있다.
박재환 부산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저자는 부산의 정신과 기질에 대한 파악이 단순한 인상적 수준을 넘어 보다 광범한 사료와 문헌 그리고 증언들에 대한 치밀하고 입체적인 분석에 의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노력은 여기에서 처음으로 구체화 됐다고 볼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더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