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민 핀다 대표.(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박홍민 핀다 대표.(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이미 대출이 있는 사람, 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꼭 써야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해 대출 서비스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겠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핀다 사무실에서 만난 박홍민 대표(사진)는 핀다의 앞으로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핀다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출을 중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한 환경을 만들어 대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다는 2015년에 설립된 비대면 대출 중개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본인인증 한 번이면 제1금융권과 저축은행 등 29개 금융사의 확정 대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본인에게 꼭 맞는 대출상품을 추천 받아 대출 실행까지 간편하게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다.

대출비교 플랫폼, 제2금융권 효용 많아…제1금융권도 확대할 것

핀다의 제휴 금융사는 상대적으로 제1금융권이 적은 편이다. 처음엔 박 대표도 제1금융권과의 제휴 확대를 고민했으나 비교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효용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건 제2금융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제2금융권 파트너를 늘리는데 집중했다.

그는 "제1금융권의 경우 대출 금리 차가 그렇게 크지 않지만 제2금융권의 경우 어느 저축은행, 캐피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출 금리가 천차만별"이라며 "저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그림은 핀다를 통해 대출 조건을 계속 좋게 바꿔가면서 상환할 수 있는 경험을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시중은행의 경우 아무래도 조금 보수적인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 제1금융권과도 논의를 진행해 제휴 금융기관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다는 박홍민 대표와 이혜민 대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현재 출산 휴가를 떠난 이 대표를 대신해 박 대표가 단독으로 핀다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핀다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프로덕트 쪽을 제가 담당하고 마케팅 쪽을 이 대표가 담당했었다"며 "그러나 중간에 서로 역할을 바꿔 진행했던 적도 있는 등 일을 할수록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공동대표 체제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두 대표가 벌이는 치열한 의견 다툼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내 맘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 때도 있지만 서로 의견을 나누다보면 결과적으로 훨씬 좋은 결론이 날 때가 많다"며 "주변에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로부터 외롭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공동대표 덕에 크게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박홍민 핀다 대표.(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박홍민 핀다 대표.(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다양한 스타트업 경험 핀다에 도움…대출만으로도 시장 규모 커


박 대표는 핀다를 창업하기 전 다양한 스타트업에 몸담았다. 실패도 겪었지만 그는 이러한 경험이 결국 핀다를 운영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패가 큰 좌절로 다가왔다기 보다는 자아성찰의 계기가 됐다"며 "스타트업의 벤처 투자 유치를 도와주고 초기 투자를 진행하는 회사에 있으면서 스타트업과 관련한 기술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계속된 실패에 도전을 포기할 법도 한데 창업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핀다를 시작하면서 이게 안 되면 다음에 또 새로운 스타트업을 하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부담은 있었다"며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스타트업계에는 계속 몸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금융 앱(응용 프로그램)에 비해 대출에만 집중한 핀다의 서비스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출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출만 놓고봐도 큰 규모의 시장이고 아직 저희가 건들지 못한 대출 영역들이 굉장히 많다"며 "아직까지는 대출에 더 집중하고 서비스를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핀다는 금융당국의 정책이나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민이 많다는 입장도 전했다.

박 대표는 "국가경제로 봤을 때 가계대출이 너무 많아지는 것은 어느 정도 제어를 해야 하는 부분이고 거시적인 정책에 따라 개인이 피해를 보는 일도 없어야 하기에 저희 같은 대출 비교 플랫폼이 역할을 잘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업 도전 발판 마련…"연내 의미있는 서비스·상품 나올 것"


박 대표는 지금껏 핀다가 제공하고 있는 비교대출 서비스를 양적으로 확대해왔다면 올해부터는 마이데이터 본허가, 시리즈 B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핀다에 적용되면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출 관련 분석 결과나 인사이트가 훨씬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의 대출 상품은 제한적인 정보 가지고 만들어지다보니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며 "기존의 제한적인 정보로는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고객들에게 연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 투자를 서둘러 진행했던 이유에 대해선 "인재 영입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좋은 분들을 많이 모시고 안에 있는 직원들도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회사 역량을 키우는데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금융기관에 일일이 찾아가 서비스를 소개하고 제휴를 요청하는 모습이었지만 핀테크 시장 확대로 전통적인 금융사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며 "올해에는 더 다양한 금융사의 상품을 핀다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