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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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계 빚이 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산 속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더해진 탓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4분기 가계신용은 3분기 말(1681조8000억원)보다 44조2000억원(2.6%) 늘었다. 이 증가 폭은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2020년 3분기(44조6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작년 연간으로는 모두 125조8000억원의 가계신용이 증가했다. 2016년(139조4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로만 보면, 4분기 말 현재 잔액은 163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사상 최대 수준으로, 4분기 증가액(44조5000억원)도 2003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수준이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10조6000억원)은 4분기에만 20조2000억원 불어났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19조5000억원)도 4분기에 24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3분기(22조3000억원)보다 늘었고,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