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2’ 맞대결 > 나경원(왼쪽)·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빅2’ 맞대결 > 나경원(왼쪽)·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빅2’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오 후보는 나 후보의 복지공약을 두고 “1년짜리 시장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의 대표 아젠다인 ‘안심소득’을 겨냥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 불가능하니 재고하라”고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시장직 중도 사퇴(오 후보)와 4·15 총선 패배 책임(나 후보)을 두고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재정 감당 못해” vs “예산 다이어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서울시장 후보 1 대 1 토론에서 오 후보는 나 후보의 현금복지 공약을 겨냥해 “빚지지 않고 복지를 하겠다는데 1년짜리 시장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 거냐. 현실성이 없어서 과잉복지 논쟁 자체가 의미없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가 신혼부부에게 최대 1억1700만원가량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을 언급한 것이다. 오 후보는 “나 전 의원이 공약 욕심을 냈는데 서울시장이 쓸 수 있는 돈은 연 수천억원이 안 된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다 사용처에 꼬리표가 달려 내려오는데 그럼 인건비를 깎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시장이 결단하면 예산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를 향해 “1년 남았다고 시장이 손 놓고 있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필요하면 국회에 가서 설득해야지 서울시를 그런 자세로 이끌면 되겠느냐”고 각을 세웠다. 또 오 후보의 공약인 안심소득을 언급하면서 “서울에 시행하는 데만 12조원이 드는 사업”이라며 “복지예산을 엄청나게 늘리지 않고선 불가능한데 현재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몰아붙였다.

두 후보는 서로의 약점도 집중 공격했다. 나 후보는 “오 전 시장이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을 꺼내들면서 편가르기 하는 게 10년 전 무상급식 투표를 떠올리게 한다”며 “무책임한 시장에게 시정을 맡기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오 후보는 “나 전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논란에서 얻어낸 게 없다”며 “그게 아마 뼈아팠을 텐데 정치는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오신환·조은희 ‘주먹인사’ 오신환(왼쪽)·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신환·조은희 ‘주먹인사’ 오신환(왼쪽)·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후보에 앞서 치러진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1 대 1 토론에선 부동산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졌다. 조 후보는 오 후보를 겨냥해 “문재인 정부와 같은 방식으로 태릉골프장 등에 주택을 짓겠다고 한다.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는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후보는 “집은 상상 위에서 입으로 짓는 게 아니다”며 “빈 땅이 있으면 왜 여태 짓지 못했냐”고 되물었다.

야권 단일화 ‘룰전쟁’ 시작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제3지대 간 신경전도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남아 있는 국민의힘 경선 일정인 오는 26일과 다음달 1일 합동토론 이후 2~3일 여론조사를 거쳐 4일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 제3지대에서 경선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중 승자와 단일화 과정에 돌입한다. 100%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이견이 없지만, 쟁점은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묻느냐다. 제3지대 후보인 안 대표는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반대로 범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엔 제1야당 프리미엄이 있는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하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단일화 방식이 국민의힘을 포함한 최종 단일화의 선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100% 모바일 여론조사를 단일화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단순 적합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지지 정당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 것이다. 두 후보는 25일 ‘서울시 비전과 정책’을 주제로 2차 토론회에서 다시 맞붙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