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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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주춤거리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시장에 부담을 주면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과거 금리 상승기에 증시가 대체로 상승했다며 금리 상승이 주식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속도'인 만큼, 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펼치라는 조언이다. 대표적인 금리 상승 수혜 업종인 금융 산업재 소재 등이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금리 상승 직격탄 맞은 증시

23일 오전 10시1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61포인트(1.19%) 떨어진 3043.14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직전일보다 27.87포인트(0.9%) 하락한 3079.7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에는 장중 3040선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증시가 흔들리는 것은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해서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빠르게 고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1.311%로 심리적 저항선인 1.2%를 돌파한 이후 19일 1.340%, 21일 1.362%, 전날에는 1.369%까지 상승했다.

미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랠리를 펼친 점도 금리 상승에 힘을 실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60달러선을 돌파했고, 경기민감 원자재인 구리 등 비철금속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심원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양책, 백신 개발 등 이슈가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주식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금리 상승 우려에 증시 주춤…"은행·보험주 수혜 전망"[이슈+]

"과거 금리 상승 시기 7번 중 6번 증시 동반 상승"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채권 금리가 오르면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 간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어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이 하락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거 금리가 상승했을 당시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오른 경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한 국면은 크게 7개로 나눌 수 있다. 최소 0.20%포인트에서 최대 1.85%포인트로 금리가 상승했다. 금리가 가장 많이 상승했던 1993년 11월~1994년 5월(7개월, 1.85%포인트 상승)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5.1%를 기록했다. 금리가 가장 적게 올랐던 2008년 12월~22009년 6월(7개월, 상승폭 0.20%포인트)에도 코스피 상승률은 29.2%에 달했다. 총 7번의 사례 가운데 코스피가 내린 것은 1996년 2월~1996년 6월 한 차례였다.

이 증권사 박상현 연구원은 "1990년 이후 미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국면에서 주가와 경제지표 흐름을 보면 주가가 하락한 사례는 한차례에 불과하다"며 '특히 2016~2018년 금리 상승 국면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긴축 기조를 유지했음에도 주가는 상승했는데, 이는 양호한 경기 상황이 금리 상승 부담을 이겨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가 상승하는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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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이슈에 바뀌는 시장 분위기, 금리 상승 수혜주 주목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어서다. 한국 금리 역시 미국 금리와 연관성이 큰 만큼 한국 시장 금리의 상승도 염두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점진적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시 대응 전략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금리 상승 수혜 업종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국채 10년물 금리와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업종의 상대수익률을 비교해 플러스(+) 수익률을 냈던 업종은 금융, 산업재, 소재, 정보기술(IT) 등이다.

이 증권사 김대준 연구원은 "금리 상승을 호재로 반영하는 은행, 보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며 "이번 금리 상승이 재정지출 확대를 반영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 소재, 산업재 등 투자 관련 업종에도 관심을 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