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의 묘지에 판사봉이 놓여 있다. /뉴스1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양의 묘지에 판사봉이 놓여 있다. /뉴스1
앞으로 아동을 학대하다가 살해한 사람은 살인죄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국회 법사위는 24일 법안소위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형법상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여야는 앞서 1월 국회에서 이른바 '정인이법'이라고 불리는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나 법정형 상향과 관련해서는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법사위는 기존 아동학대 치사죄 등의 형량을 높이기보다는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개정안은 또 아동학대 범죄 사건에 대해 국선변호사·국선보조인 선임을 의무화해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 아동 보호를 강화했다.

법안소위는 이날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가능케 하는 이른바 '사랑이와 해인이법(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친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버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혼외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친모의 이름과 사는 곳을 모를 때에만 아버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법사위는 혼외자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해 생부가 확인되면 친모와 관계를 따지지 않고 출생신고를 허용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했으나 자녀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해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