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우라늄 비축량, 핵합의 허용치의 14배 넘어"
IAEA "이란 미신고 장소에 핵물질 존재했을 수도…깊이 우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3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신고 지역에 핵물질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IAEA는 보고서에서 "미신고 핵물질이 미신고 지역에 존재했을 수 있으며, 세이프가드 협정(Safeguard Agreement·핵안전조치협정)에 따라 그러한 핵물질이 보고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IAEA는 "18개월이 지나도록 이란은 핵물질 입자의 존재에 대해 필수적이고 완전하며 기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지역은 테헤란의 투르쿠자바드(Turquzabad)로 알려졌으며, 이곳은 과거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활동 장소로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AFP는 소식통을 인용, 해당 장소에서 우라늄을 가공한 흔적은 없지만 2018년 말 우라늄 저장에 사용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IAEA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허용치의 14배를 넘었다고 알렸다.

이란의 비축량은 16일 현재 2천967.8kg으로, 핵합의에서 허용한 저장량(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보다 1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이날 예고한 대로 IAEA의 사찰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21일까지 핵합의 당사국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23일부터 IAEA의 사찰을 제한하겠다고 한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IAEA가 핵 시설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 핵합의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 중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AEA는 핵합의 추가의정서를 근거로 이란에서 핵 사찰을 해왔다.

그러나 2018년 5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 핵합의는 붕괴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후 출범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란의 핵합의 사전 준수를 조건으로 복귀 의사를 나타냈으나, 이란은 제재 해제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